토막(유치진)-해설, 정리(2019학년도 수능특강 문학)
↱ 일제 치하 우리민족의 비참한 생활. 명서 가족의 희망. 무대에 등장하지 않음. ↴
[앞부분의줄거리] 음산한 토막에서 가난과 고통 속에 살아가는 명서 가족은 돈을 벌기 위해 일본에 간 아들 명수에게 큰 기대를 건다. 하지만 명수가 해방 운동에 가담하여 체포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신문 기사로 소식을 접함.
이웃 여자 : 왜 이렇게 사진이 희미해?
신문 사진에 나온 얼굴을 구별하기 힘듦.
명서 처 : 내가 늘 지니고 다녀서 손때가 묻어 그럴 거야.
이웃 여자 : 내 눈으로두 어찌 보문 같은 피색이 있기도 헌데, 어찌 보문 아주 달르기두 허구……. 대체 이걸
핏기. 불그스레한 피의 기운. 다르기도.
루는 이렇다 저렇단 말은…….
명서 처 : 암, 그렇구말구! 나 역시 믿을 수 없어. 하늘이 무너진다는 소릴 믿으문 믿었지, 어떻게 이걸 믿는
반가움. 불안감을 일부러 떨쳐내려는 의도. 사투리 사용.
담. 머리끝이 바로 서는 이 무서운 사연을…….
아들 명수가 독립운동을 하다가 감옥에 붙잡혀 갔다는 소식.
이웃 여자 : 무서운 사연이라니?
명서 처 : 맙시사! 당치도 않은! 이 조선 천지에 그런 일이 있어서 어쩔려구.
명수의 소식을 듣고 극도의 불안감을 느끼며 현실을 부정함.
이웃 여자 : 어찌 됐어? 내게 좀 들려 주구랴.
명서 처 : …… 뭐라던가? 에그, 정신 봐! 얘 금녀야, 그 뭐라더라, 네 오빠 했다는 것 말야.
명서 처는 세상 물정을 모름.
금녀 : 또 그런 얘길…….
다른 사람들에게 오빠가 독립 운동 하는 것을 말하는 어머니에 대한 못마땅함.
이웃 여자 : 한 이웃에 살면서, 피차에 기울 게 뭐냐?
비슷한 형편에 서로 간의 사정을 감출 필요가 없음.
명서 처 : 얘, 갑갑하다. 이 에미한테 한 번만 더 들려 주렴. 그 구장이 하구 간 소리 말야.
구장이 신문지를 주며 명수 소식을 전해줌.
금녀 : 그런 맹탕 거짓말이래두.
무턱대고 그냥.
명서 처 : 뭐?
금녀 : 윗마을 오빠의 친구에게 알아봤더니, 오빠 헌 일은 정말 훌륭한 일이래요. 우리두 이런 토막살이에서
오빠 명수가 하는 일을 자랑스럽게 여김.
죽지 말구, 좀더 잘 살아 보자는…….
명서 처 : 그럼 그렇지. 그래, 종신징역을 산다는 건 정말이라디?
기간을 정하지 않고 평생 동안 교도소 안에 가두어 의무적인 작업을 시키는 형벌.
이웃 여자 : 종신 징역?
놀람.
⇒ 독립 운동을 하다 종신징역을 사는 명수의 사연
갈 래 : 희곡, 사회 문제극, 비극, 장막극(2막), 사실주의극
성 격 : 현실 고발적, 비판적, 사실적, 민족주의적, 상징적, 비극적
배 경 : 1920년대, 어느 가난한 농촌 마을
제 재 : 일제 강점하의 황폐한 농촌 현실과 그로 인한 가족의 비극
주 제 : 일제의 수탈 속에서 황폐해 가는 민족의 현실과 극복 의지
특 징
① 일제 강점기 궁핍한 농촌을 배경으로 함.
② 상징적 소재를 통해 당대의 현실을 고발함.
③ 억압받는 민중들의 고통과 좌절을 사실적으로 그려 냄.
④ 비유와 상징을 통하여 당대의 현실을 완곡하게 고발함.
⑤ 비극적 상황에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는 민족의 저력을 상징적으로 표현함.
⑥ 한국 현대 희곡의 본격적 출발점이며, 사실주의 희곡의 전형이 됨.
⑦ 배경과 어조에서 토속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음.
⑧ 일제 강점기 전형적 상황과 전형적 인물을 설정함.
⑨ 무대 묘사가 치밀하게 구성됨.
인 물
- 명서 : 가난한 농부로 일제의 억압과 수탈에도 저항하지 못하고 살아가나, 명수의 죽음에 울분과 저항을 드러냄.
- 명서 처 : 자식에 대한 강한 모성애로 명수의 귀환을 기다림. 명수에 대한 걱정으로 정신 이상 증세를 보 임.
- 금녀 : 명서의 딸. 오빠 명수의 행동에 역사적․민족적 의미를 부여하고 현실 극복의지를 가진 인물.
구 성
- 발단 : 가난한 농민인 명서 가족은 일본에서 많은 돈을 벌어 올 것이라 기대함.
- 전개 : 명수가 독립 운동을 하다 체포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 명서 가족.
- 절정 : 종신형을 살지 모른다는 명수의 소식에 명서 처는 정신 이상 증세를 보임.
- 하강․대단원 : 명수의 백골이 담긴 상자가 도착하자 명서 부부는 오열하고 금녀가 이들을 위로함.
줄거리
가난한 농부인 명서네 가족은 일본에 간 아들 명수만을 믿고 의지하며 그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린다. 그러던 중, 구장은 명수가 사상 관계로 경찰에 붙잡혔으며, 해방 운동을 하다가 종신 징역살이를 하게 되었다는 기사와 함께 명수의 사진이 실린 신문을 가지고 찾아온다. 구장은 명수가 하는 해방 운동이 ‘훔치기교’와 같은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명수의 여동생 금녀는 오빠가 하는 일이 우리 민족을 절망에서 벗어나게 하는 길임을 깨닫는다.
한편 장리 쌀 몇 가마니를 꾸어다 먹은 것 때문에 집행이 나와 집을 빼앗긴 경선은 집을 떠났다가 등짐장수가 되어 돌아온다.
명서의 처는 아들 명수가 종신 징역을 살지도 모른다는 말에 거의 실성 상태에 이르고, 그 때 우편배달부가 와서 명수의 유골을 전해 준다. 명서네 가족은 오열하며 금녀의 비장한 대사를 끝으로 막이 내린다.
해 설
1932년에 발표된 이 작품에는 식민지 시대의 압박 속에서 삶의 뿌리를 잃어 가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주인공들은 처음부터 빼앗김으로부터 출발하여 빼앗김으로 끝난다. 농토, 집, 가재도구, 아들 같은 외형적인 것뿐만 아니라 실낱같은 생의 희망마저 빼앗긴다. 결국 벗어날 길 없는 가난 때문에 집을 버리고 유랑의 길로 떠나거나 농토를 뺏긴 채 행상으로 연명을 하게 되며 가족 공동체는 완전히 붕괴되어 버린다. 이 작품에서 ‘토막’은 일제하의 질곡 속에서도 이어지는 삶의 터전을 상징하며, ‘유골’은 삶의 기본적인 터전마저 유린되어 버린 식민지의 극악한 상황을 상징한다.
우리는 이 작품에서 인물의 대화를 통해 갈등이 전개되고 시대상이 표출되는 양상을 살펴볼 수 있다. 그것은 희곡이 대화의 문학이기 때문이다. 또한 인물의 대화를 통해 그 인물의 성격이 드러나기 때문에 명서와 명서 처를 위시한 등장인물 하나하나의 대화를 세심하게 읽으면서 그 속에 내포된 작가의 정신과 목소리를 찾아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