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3년 양도? 소설가 김금희·최은영, 이상문학상 우수상 거부
소설가 김금희와 최은영이 2020년 제44회 이상문학상 우수상 수상을 거부했다. 이상문학상은 국내 대표 문학상이다. 도서 출판 문학사상사가 1977년 제정했다.
소설 ‘너무 한낮의 연애’를 쓴 김금희 작가는 1월4일 트위터에 이상문학상 수상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김 작가는 “수상집에 작품을 수록하는 것과 관련해 계약서를 확인하고는 게재를 못 하겠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는 “저작권을 해당 출판사에 3년간 양도한다고 쓰여 있었기 때문”이라고 수상 거부 이유를 말했다.
‘쇼코의 미소’ 최은영 작가도 우수상을 반납했다. 최 작가는 “황순원문학상·현대문학상·젊은작가상 우수작에 오르면서 이런 조건을 겪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이어 “저를 포함한 작가들이 보다 나은 조건에서 출판사와 관계 맺기를 희망하는 마음으로 우수상을 받지 않겠다”고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상문학상은 대상작과 대상 후보작은 우수상 작품을 모아 매년 1월 수상 작품집을 발행한다. 문제는 계약서 내 저작권과 관련한 조항이다. 수상작 저작권을 3년간 출판사에 양도하고, 작가의 단편집에 싣더라도 표제작으로 쓸 수 없다는 조항이 있다. 해당 조항은 2019년 수상작 계약서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김금희 작가는 조선일보에 “기본적으로 저작권자는 작가여야 하는데 대상도 아닌 대상 후보작의 저작권을 ‘양도’하라는 계약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 “상을 준다는 건 작품에 대한 격려인데 권리를 빼앗은 다음 격려하는 것은 진정한 격려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주최 측에 수정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했다.
문학사상사 측은 “여러 출판사에서 수상작이라고 홍보하며 동시에 책을 출간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고 밝혔다. 이어 “젊은 작가들과의 소통을 위해서 계약서를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글 jobsN 박아름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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