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소설) <장풍운전>-지문 해설과 기출, 변형 문제 모음~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202210, 고3)

 

[앞부분의 줄거리] 원수는 서번과 서달을 물리치고 황성으로 돌아가던 중 단원사에서 모친과 경패 낭자를 상봉한다.

 

서로 그리워하던 이야기를 하나하나 이야기하고 모친을 모시고 중당에 좌정하여 서로 즐거움을 나누었다. 이때 부인 양씨가 장도를 만지면서 말하였다.

“내가 부친과 너를 생각하여 슬퍼하고 있을 때 어떤 두 여인이 절에 의탁하고자 하였는데, 그 모습과 사정이 나와 비슷하였기에 머리를 깎고 나와 스승과 제자가 되었느니라. 그런데 후원에서 애절하고 원망하는 듯한 울음소리가 나기에 위로하러 갔더니, 옷을 만지면서 슬퍼하고 있더구나. 괴이하게 여겨 물었더니, 낭군의 신표라 하기에 더욱 보자고 하여 받아 보았더니 나의 솜씨였고 너의 옷이었다. 마음에 너무 기쁘고 즐거웠으나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도 진정으로 믿을 만한 표적이 있는가 생각해 보았단다. 그러다 네 부친이 절강의 장 도사에게 관상을 보이고 나서 생년월일시를 적어 비단 주머니에 넣어 옷깃 속에 넣어 두었던 것이 기억이 났단다. 이것을 믿을 만한 표식으로 여겨 사오 년을 서로 아껴 주고 위로해 주며 지냈느니라.”

 

이것을 듣고 원수가 모친께 아뢰었다.

“소자도 그때 도적이 데리고 가다가 중도에서 버렸기에 의탁할 곳이 없었는데, 마침 낭자의 부친이 데려다가 사랑하고 아껴 주시고 낭자와 백 년의 가연을 정해 주었습니다. 또 통판이 계시하신 대로 호 씨의 구박을 견디다가 결국 낭자와 이별하고 동서로 걸식하며 다녔습니다. 그러다 천행으로 서주의 왕 상서 댁에 의탁하여 왕 상서의 사환으로 지냈습니다. 그러고 나서 상서의 명으로 황성에 갔다가 천행으로 과거를 보아 장원 급제하여 한림학사를 지냈던 것입니다.”

이어 서주에 내려가 왕 상서의 여식과 혼인한 이야기와 황성에 올라가 원천의 딸을 후궁으로 삼은 이야기를 부인과 낭자에게 말씀 드리니 ⓐ부인과 낭자가 이 말을 듣고 더욱 즐거워하였다.

 

원수가 다시 아뢰었다.

“천자께서 명하시어 소자를 불러 이르시기를, ‘서번과 서달이 삼십육도 군장과 도모하여 대국을 침범하였노라. 너를 대사마 대원수로 삼으니, 이 사인검을 가지고 정병 팔십 만을 조발하여 번국을 소멸하여라.’ 하셨습니다. 이에 소자가 한 번 전장에 나아가 서번과 서달, 삼십육도 군장을 모두 소멸하여 천은을 만분의 일이나마 갚고 돌아오다 서천관에 이르러 유숙하고 있을 때, 금산사 화주승이라 하는 노승이 꿈에 나타나 여남으로 가라고 하였습니다. 이에 여남에 이르렀는데 또 그 도사가 꿈에 나타나 단원사를 찾아가면 절로 부모와 낭자를 만날 것이라 하기에 이리로 온 것입니다.”

이렇게 그간의 사연을 말씀드리니, ⓑ부인과 낭자가 이 말을 듣고 더욱 황제의 은혜에 감사드리고 도사의 신기함에 감복하였다.

(중략)

 

 

원수는 행군의 여정이 피곤하여 잠깐 졸았는데, 전날 밤중 꿈속에 나타났던 도사가 또 와서 이렇게 말하였다.

“원수는 부친을 눈앞에 두고 어찌 잠만 깊이 자십니까?”

그러고는 문득 사람이 보이지 않거늘, 깨어 보니 남가일몽이었다. ⓒ마음이 뒤숭숭하였으나 도사의 영감과 신기함은 탄복할 만하였기에, ‘도사의 은혜를 생각하면 갚을 길이 없구나.’

하면서 혹시라도 부친을 찾을까 하여 큰 잔치를 배설하여 각도와 각 읍의 자사와 수령을 모두 청하였다.

자리를 정하고 즐기며 차례로 술잔을 권했는데, 부남은 남방의 대관이었기에 부남 태수가 오른쪽의 가장 높은 자리에 앉게 되었다. 잔이 두세 번 돌아간 뒤에 부남 태수가 눈을 들어 원수의 거동을 자세히 살펴보니, 선풍도골이어서 천상의 선관이 하강한 듯하였다. 그런데 조금도 즐거워하는 빛이 없었고 차고 있던 ㉠장도를 만지면서 슬퍼하는 듯하였다. 이를 보고 ⓓ부남 태수가 문득 풍운이 생각나 흐느끼며 생각하기를 ‘풍운도 살아 있다면 내가 주었던 장도를 만지면서 저렇듯이 슬퍼하지 않겠는가.’ 하며 자세히 보니 원수의 장도가 풍운에게 채워 주었던 장도와 똑같았다. 이에 마음속으로 너무 놀라 자리에서 잠시 일어나 공경을 표하고 원수에게 물었다.

 

“원수가 차신 장도는 반드시 보검일 듯합니다. 황송하오나 한번 구경하고자 하옵니다.”

원수가 이 말을 듣고 속으로 오히려 반기면서 장도를 끌러 주었다. ⓔ부남 태수가 자세히 보더니, ‘이것은 정녕 자식 풍운의 칼이로다.’ 하고 눈물을 흘리며 슬퍼하였다. 원수가 이에 더욱 이상하게 여겨 물어 말하였다.

“태수는 이 칼을 보시고 어찌 슬퍼하며 흐느끼십니까?”

태수가 아뢰어 말하였다.

“황공하오나 하관이 앞뒤의 내력을 이야기해 드리겠습니다. 저는 양 참군의 딸에게 장가를 들었습니다. 장인이신 양 참군의 부친 양 상서께서 대국으로 사신을 갔다가 연왕이 정표로 이 장도를 주었습니다. 그런 연고로 양 상서가 이 장도를 가지고 오셔서 대대로 전하는 물건으로 삼았습니다. 양 상서가 이 장도를 양 참군에게 전하였는데, 양 참군은 후사가 없고 따로 전할 데도 없어서 하관에게 주었습니다. 이 장도 이름은 연평검이니 하관이 매우 아끼던 것입니다. 제가 늦게야 한 아들을 낳았는데 용모가 비범하였기에 행여 단명할까 염려가 되어 절강의 도사에게 가 관상을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열 살 이전에 부모와 이별할 것이라고 하기에 혹 이별하더라도 서로 잊지 않기 위해 장도를 자식에게 채우고 생년월일시를 써 비단 주머니에 넣어 두었습니다. 그 뒤에 난리가 났는데, 하관은 황명을 받아 가달을 치러 경사로 올라갔고, 처 양 씨가 아들을 데리고 집에 있었습니다. 하관이 가달을 평정하고 돌아오니 천자께서 하관에게 부남 태수를 제수하셨습니다. 이에 부남으로 내려올 때 고향에 들렀더니 집은 비었고 처는 간 데가 없었습니다. 어쩔 줄 모르고 사방으로 찾았으나 종적을 알 수 없어 홀로 부남에 도임하였습니다. 오늘 날 원수가 차신 장도를 보니, 문득 자식이 생각나 슬픈 마음이 듭니다. 이 칼을 어디서 얻으셨습니까?”

- 이하 생략 -

 

 

{해제} 「장풍운전」은 작가와 창작 연대가 확실하지 않은 조선 후기 영웅 소설이다. 그러나 이 작품과 관련한 기록이 1794년에 대마도 역관에 의해 기록되는데, 이로 보아 적어도 그 이전부터 작품이 향유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또 1811년에 간행된 한문 단편 기록에도 장풍운이 거론되며, 방각본으로도 출판된 것으로 보아, 이 작품이 당시 사람들에게 널리 읽혔음을 알 수 있다. 「장풍운전」은 영웅 소설이지만 다른 영웅 소설에 비해 상대적으로 군담이 적은 반면 가정 내의 갈등이 부각된 작품이다. 물론 대부분의 영웅 소설들은 가정 내의 문제를 다룬다. 그러나 「장풍운전」은 영웅의 일생 구조와 더불어 가족관계에서 부부의 문제도 중요하게 다뤄진 작품이다.

{주제}

장풍운의 영웅적 일대기

 

 

{전체 줄거리} 중국 송나라 때, 장풍운은 금릉 땅에서 전임 이부 시랑 장회와 부인 양 씨가 나이가 들어 낳은 아들이다. 풍운이 어렸을 때 가달이 침략해 오자 장 시랑은 출전한다. 양부인은 때마침 일어난 도적을 피하다 아들 풍운을 도적에게 빼앗기고 단원사에 들어가 여승이 된다. 장 시랑은 승전하고 돌아와 부남 태수에 임명되지만 가족을 만날 수 없어 슬퍼한다. 한편, 풍운은 도적들이 패하여 도망갈 때 부모와 헤어지지만 통판 이운경에게 발견되어 그 집에서 양육된다. 이운경에게는 전처 소생인 경패, 경운 남매와 후처 호 씨의 자식들이 있는데, 호 씨는 전처 자식들을 학대한다. 이운경이 풍운과 경패를 혼인시키고 죽자 호 씨의 학대가 더욱 심해진다. 풍운은 장인의 유서에 따라 처남 경운만을 데리고 가출한다. 곧이어 경패도 집을 나와 떠돌다가 아버지가 꿈에 나타나 지시한 대로 단원사에 들어가 시어머니 양 씨와 만난다. 풍운은 경운을 금산사에 맡겨 두고 광대패를 따라다니다가 전임 이부 상서 왕공렬을 만나 의지한다. 풍운은 왕 상서의 심부름으로 황성에 가서 대상인 원철을 방문한다. 그곳에서 과거에 장원 급제하여 한림학사가 되고, 원철의 딸 황해와 혼인하며, 이어 왕 상서의 딸 부용과도 혼인한다. 이때, 서번과 서달이 침략해 오자 풍운은 대원수로 출전하여 물리친다. 회군하는 길에 꿈에 나타난 노승의 말에 따라 단원사에서 모친과 경패를 상봉하고, 경운을 데리고 호 씨를 찾아가 양육해 준 은혜를 갚는다. 이어서 부친과도 상봉하고 공주와 혼인한다. 이때 다시 토번의 침입으로 풍운이 출전하자 공주인 유 씨가 이 씨를 투기하여 모해한다. 결국 진상이 밝혀져 유 씨는 벌을 받아 죽고, 장 승상은 그 뒤 위왕이 되어 부귀영화를 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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