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박 군! 나는 군의 탈가(脫家)를 찬성할 수 없다. 음험한 이역에 늙은 어머니와 어린 처자를 버리고 나선 군의 행동을 나는 찬성할 수 없다. 박 군! 돌아가라. 어서 집으로 돌아가라. 군의 부모와 처자가 이역 노두에서 방황하는 것을 나는 눈앞에 보는 듯싶다. 그네들의 의지할 곳은 오직 군의 품밖에 없다. 군은 그네들을 구하여야 할 것이다.
군은 군의 가정에서 동량(棟梁)이다. 동량이 없는 집이 어디 있으랴? 조그마한 고통으로 집을 버리고 나선다는 것이, 의지가 굳다는 박 군으로서는 너무도 박약한 소위이다. 군은 ××단에 몸을 던져 ×선에 섰다는 말을 일전 황 군에게서 듣기는 하였으나, 그렇다 하여도 나는 그것을 시인할 수 없다. 가족을 못 살리는 힘으로 어찌 사회를 건지랴. (중략)
김 군! 내가 고향을 떠난 것은 오 년 전이다. 이것은 군도 아는 사실이다. 나는 그 때에 어머니와 아내를 데리고 떠났다. 내가 고향을 떠나 간도로 간 것은 너무도 절박한 생활에 시든 몸이 새 힘을 얻을까 하여 새 희망을 품고 새 세계를 동경하여 떠난 것도 군이 아는 사실이다. (중 략)
한 번은 이틀이나 굶고 일자리를 찾다가 집으로 들어가 보니 부엌 앞에서 아내가 (아내는 이 때에 아이를 배어서 배가 남산만하였다) 무엇을 먹다가 깜짝 놀란다. 그리고 손에 쥐었던 것을 얼른 아궁이에 집어 넣는다. 이 때 불쾌한 감정이 내 가슴에 떠올랐다.
…… 무얼 먹을까? 어디서 무엇을 얻었을까? 무엇이길래 어머니와 나 몰래 먹누? 아! 여편네란 그런 것이로구나! 아니 그러나 설마……그래도 무엇을 먹던데 ……
나는 이렇게 아내를 의심도 하고, 원망도 하고, 밉게도 생각하였다. 아내는 아무런 말 없이 어색하게 머리를 숙이고 앉아 씩씩 하다가 밖으로 나간다. 그 얼굴은 좀 붉었다.
아내가 나간 뒤에 나는 아내가 먹다 던진 것을 찾으려고 아궁이를 뒤지었다. 싸늘하게 식은 재를 막대기에 뒤져 내니 벌건 것이 눈에 띄었다. 나는 그것을 집었다. 그것은 귤 껍질이다. 거기엔 베먹은 잇자국이 났다. 귤 껍질을 쥔 나의 손은 떨리고 잇자국을 보는 내 눈에는 눈물이 괴었다.
김 군! 이 때 나의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면 적당할까? (중략)
그러나 두부물이 희멀끔해지고 기름기가 돌지 않으면 거기만 시선을 쏘고 있는 아내의 낯빛부터 글러 가기 시작한다. 초를 쳐 보아서 두붓발이 서지 않고 매캐지근하게 풀려질 때에는 우리의 가슴은 덜컥 한다. /또 쉰 게로구나! 저를 어쩌누?
젖을 달라구 빽빽 우는 어린아이를 안고 서서 두부물만 들여다보시는 어머니는 목메인 말씀을 하시면서 우신다. 이렇게 되면 온 집안은 신산하여 말할 수 없는 울음, 비통, 처참, 소조(蕭條)한 분위기에 싸인다.
너 고생한 게 애닯구나! 팔이 부러지게 갈아서…… 그거(두부)를 팔아서 장을 보려고 태산같이 바랐더니……
어머니는 그저 가슴을 뜯으면서 우신다. 아내도 울 듯 말 듯 고개를 숙인다. 그 두부를 판대야 큰 돈은 못 된다. 기껏 남는대야 이십 전이나 삼십 전이다. 그것으로 우리는 호구를 한다. 이십 전이나 삼십 전에 어머니는 운다. 아내도 기운이 준다. 나까지 가슴이 바짝바짝 죈다.
김 군! 나는 사람들을 원망치 않는다. 그러나 마주(魔酒)에 취하여 자기의 피를 짜 바치면서도 깨지 못하는 사람을 그저 볼 수 없다. ㉠허위와 요사와 표독과 게으른 자를 옹호하고 용납하는 이 제도는 더욱 그저 둘 수 없다.
이 분위기 속에서는 아무리 노력하여도 우리는 우리의 생의 만족을 느낄 날이 없을 것이다. 어찌하여 겨우 연명을 한다 하더라도 죽지 못하는 삶이 될 것이요, 그 영향은 자식에게까지 미칠 것이다. 나는 어미 품 속에서 빽빽 하는 어린것의 장래를 생각할 때면 애잡짤한 감정과 분함을 금할 수 없다. 내가 늘 이 상태면(그것은 거의 정한 이치다.) 그에게는 상당한 교양은 고사하고, 다리 밑이나 남의 집 문간에 버리게 될 터이니, 아! 삶을 받은 생명을 죄 없이 찌그러지게 하는 것이 어찌 애닯지 않으랴? 그렇다면 그것을 나의 죄라 할까?
김 군! 나는 더 참을 수 없었다. 나는 나부터 살려고 한다. 이 때까지는 최면술에 걸린 송장이었다. 제가 죽은 송장으로 남(식구)들을 어찌 살리랴? 그러려면 나는 나에게 최면을 걸려는 무리를, 험악한 이 공기의 원류를 쳐부수어야 하는 것이다.
나는 이것을 생의 충동이며 확충이라고 본다. 나는 여기서 무상의 법열(法悅)을 느끼려고 한다. 아니 벌써부터 느껴진다. 이 사상이 나로 하여금 집을 탈출케 하였으며, ××단에 가입케 하였으며, 비바람 밤낮을 헤아리지 않고 벼랑끝보다 더 험한 선에 서게 한 것이다.
김 군! 거듭 말한다. 나도 사람이다. 양심을 가진 사람이다. 내가 떠나는 날부터 식구들은 더욱 곤경에 들 줄도 나는 잘 안다. 자칫하면 눈 속이나 어느 구렁에서 죽는 줄도 모르게 굶어 죽을 줄도 나는 잘 안다. 그러므로 나는 이 곳에서도 남의 집 행랑어멈이나 아범이며, 노두에 방황하는 거지를 무심히 보지 않는다.
최서해, 「탈출기」
이 작품은 김 군이 쓴 편지에 대해 박 군이 쓴 답장의 형식을 취하고 있는 소설, 즉 서간체 소설이다. 가족에게 돌아가라는 김 군의 설득에 박 군은 지난날을 회상하면서 자신이 가족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한다. 박 군과 그의 가족이 겪은 고통은 곧 당시 식민지 조선의 우리 민족이 겪는 가난과 착취를 의미한다. 이 소설은 박 군이 아무리 노력해도 가난과 압제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고 가족을 건사할 수 없는 절망과 분노를 편지의 형식으로 담아 전함으로써 독자가 박 군의 내면을 생생하게 체험하고 공감하도록 한다.
주제: 식민지 조선의 농민이 겪는 고통과 분노
전체 줄거리
김 군은 박 군에게 편지를 보내 민족의 일만큼이나 노모와 아내를 돌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가족에게 돌아갈 것을 설득한다. 이에 박 군은 고향을 떠나고 다시 가족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자신의 사연을 소개한다. 박 군은 고향에서 열심히 일했지만,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어 간도로 이주한다. 하지만 그곳에서의 삶도 고통스럽기는 마찬가지이다. 농사를 할 수 없고 직장도 구할 수 없는 상황에서 박 군은 나무를 하거나 두부를 만들어 파는 일만 할 수 있으며, 생계를 위해 아내와 노모도 힘든 일을 한다. 하지만 생계는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생존을 위협할 만큼 절대적인 가난에 빠진다. 박 군은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하고 가족을 떠나 민족과 사회를 위한 독립단에 합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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