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앞부분의 줄거리] 어느 여름 저녁 ’나’는 ‘철’에게서 6·25 때 북한군 포로가 되어 호송되는 길에 우연히 만난 형제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영리한 동생은 어릴 적부터 어수룩하던 형을 만난 것을 탐탁지 않게 여기나, 조금 친해진 경비병에게서 한 덩이씩 더 얻는 밥을 항상 숨겨 두었다가 동생에게 몰래 주는 형의 행동에 동생도 조금씩 마음을 연다.
이날 밤의 감시는 밤새도록 엄했다.
바깥은 첫눈이 흩날리고 있었다.
형은 울음을 그치고 불쑥,
“야하, 눈이 내린다, 눈이, 눈이. 벌써 겨울이 다 됐네.”
물론 감시병들의 감시가 심하니까 동생의 귀에다 입을 대지도 않고 이렇게 혼잣소리처럼 지껄였다.
“저것 봐, 저기 저기, 에에이, 모두 잠만 자구 있네.”
동생의 허리를 쿡쿡 찌르기만 하면서…….
어느새 양덕도 지났다. 하루하루는 수월히도 저물어 갔고 하늘은 변함없이 푸르렀을 뿐이었다. 산도 들판도 눈에 덮여 있었다. 경비병들의 겨울 복장을 바라보는 형의 얼굴에는 천진한 애들 같은 선망의 표정이 어려 있곤 했다. 날로날로 풀이 죽어 갔다.
어느 날 밤이었다. 일행도 경비병들도 모두 잠들었을 무렵, 형은 또 동생의 귀에다 입을 대고, 이즈음에 와선 늘 그렇듯 별나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그 새끼 생각이 난다. 맘이 꽤 좋았댔이야이.” / “……”
“난 원래 다리에 담증이 있는데이. 너두 알잖니. 요새 좀 이상한 것 같다야.”
하고는 헤죽이 웃었다. / “……”
동생은 놀라 돌아다보았다. 여느 때 없이 형은 쓸쓸하게 웃으면서 두 팔로 동생의 어깨를 천천히 그러 안으면서,
“칠성아, 야하, 흠썩은 춥다.” / “……”
“저 말이다, 엄만 날 늘 불쌍히 여깄댔이야, 잉. 야, 칠성아, 칠성아, 내 다리가 좀 이상헌 것 같다야이.”
“……”
동생의 눈에선 다시 눈물이 비어져 나왔다.
형은 별안간 두 눈이 휘둥그레져서 동생의 얼굴을 멀끔히 마주 쳐다보더니,
“왜 우니, 왜 울어, 왜, 왜. 어서 그치지 못하겠니.”
하면서도 도리어 제 편에서 또 울음을 터뜨리고 있었다.
이튿날, 형의 걸음걸이는 눈에 띄게 절름거렸다. 혼잣소리도 풀이 없었다.
“그만큼 걸었음 무던히 왔구만서두. 에에이, 이젠 좀 그만 걷지덜, 무던히 걸었구만서두.”
하고는 주위의 경비병들을 흘끔 곁눈질해 보았다. 경비병들은 물론 알은체도 안 했다. 바뀐 사람들은 꽤나 사나운 패들이었다.
그날 밤 형은 동생을 향해 쓸쓸하게 웃기만 했다.
“칠성아, 너 집에 가거든 말이다, 집에 가거든…….”
하고는 또 무슨 생각이 났는지 벌쭉 웃으면서,
㉠“히히, 내가 무슨 소릴 허니. 네가 집에 갈 땐 나두 갈 텐데, 앙그러니? 내가 정신이 빠졌어.”
한참 뒤엔 또 동생의 어깨를 그러안으면서,
“야, 칠성아!”
동생의 얼굴을 똑바로 마주 쳐다보기만 했다.
(중략)
며칠이 지날수록 형의 걸음은 더 절룩거려졌다. 행렬 속에서도 별로 혼잣소릴 지껄이지 않았다. 평소의 형답지 않게 꽤나 조심스런 낯색이었다. 둘레를 두리번거리며 경비병의 눈치를 흘끔거리기만 했다. 이젠 밤에도 동생의 귀에다 입을 대고 이것저것 지껄이지 않았다. 그러나 먼 개 짖는 소리 같은 것에는 여전히 흠칫흠칫 놀라곤 했다. 동생은 또 참다 못해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형은 왜 우느냐고 화를 내지도 않고 울음을 터뜨리지도 않았다. 동생은 이런 형이 서러워 더 더 흐느꼈다.
그날 밤, 바깥엔 함박눈이 내렸다. / 형은 불현듯 동생의 귀에다 입을 댔다.
“너, 무슨 일이 생겨두 날 형이라구 글지 마라, 어엉?”
여느 때답지 않게 숙성한 사람 같은 억양이었다.
“울지두 말구 모르는 체만 해, 꼭.”
동생은 부러 큰 소리로,
“야하, 눈이 내린다.”
형이 지껄일 소리를 자기가 지금 대신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
그러나 이미 형은 그저 꾹하니 굳은 표정이었다.
동생은 안타까워 또 울었다. 형을 그러안고 귀에다 입을 대고,
“형아, 형아, 정신 차려.”
이튿날, 한낮이 기울어서 어느 영 기슭에 다다르자, 형은 동생의 허벅다리를 쿡 찌르고는 걷던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형의 걸음걸이를 주의해 보아 오던 ⓐ한 사람이 뒤에서 따발총을 휘둘러 쏘았다.
형은 앉은 채 앞으로 꼬꾸라졌다. 그 사람은 총을 어깨에 둘러메면서,
“메칠을 더 살겠다구 뻐득대? 뻐득대길.”
- 이호철, 「나상」
[해설]
이호철, ‘나상’
{해제}
1950년대에 창작된 이 작품은 6·25 전쟁 때 북한군에게 포로로 잡혀 이송되는 한 형제의 이야기를 통해 전쟁의 폭력성을 비판하는 단편 소설이다. 상황 파악이 빠르고 명석한 동생과 달리, 형은 어릴 적부터 자주 울고 조금 모자란 사람이었지만 주위에 대한 관심이 많고 솔직하며 동생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가졌다. 이 소설의 제목인 ‘나상’은 벌거벗은 모습이라는 뜻으로, 형으로 상징되는 순수한 인간 본연의 상태를 의미한다. 이 작품은 ‘나’가 이러한 형제의 이야기를 ‘철’이라는 인물에게서 전해 듣는 액자 구조를 띠고 있는데, ‘철’이 바로 이야기 속의 동생임이 밝혀지며 여운을 남긴 채 마무리된다. 동생은 형이 죽은 후 현실 논리에 적응하여 ‘살아남은 자’가 될 수 있었던 자신의 영리함이 형이 지니고 있던 둔감함과 순진성보다 낫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작가는 이를 통해 근원적 인간성의 소중함을 보여 주었다고 할 수 있다.
{주제} 극한 상황에서 발견되는 근원적이고 순수한 인간성의 가치
{전체 줄거리}
어느 여름 저녁 ‘나’는 ‘철’에게서 6·25 전쟁 때 북한군의 포로로 잡혀 함께 호송되던 한 형제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27살이었던 형은 어릴 적부터 좀 어수룩하여, 아버지는 형을 단념하였고 어머니는 형을 불쌍히 여겼으며 동생은 형을 거만한 태도로 대했다. 전쟁이 나고 형제는 국군으로 참전했으나 각각 포로로 잡히고, 후방으로 호송되어 가는 길에 우연히 서로 만나게 된다. 22살 동생 칠성은 상황에 맞지 않는 천진난만한 행동을 하는 형을 탐탁지 않게 여기지만, 자신을 위하는 형에게 점차 마음을 열게 된다. 어느 날 밤 형이 동생에게 담증 때문에 다리가 이상하다고 고백하자 동생은 눈물을 흘린다. 며칠이 지나면서 점점 더 심하게 절룩거리게 된 형은 불현듯 동생에게 무슨 일이 생겨도 자신을 모른 척하라고 당부하고, 급기야 털썩 주저앉고 만다. 뒤에 오던 경비병이 곧장 총질을 하고 형은 앉은 채로 고꾸라진다. 여기서 형제의 이야기가 끝나고, ‘철’은 자신의 어릴적 이름이 칠성이었다고 말하며, 형과 동생 중 과연 누가 더 둔감했다고 할 수 있는지 ‘나’에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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