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2024 수특)
장돌식이한테 마을에 내려가 삽과 괭이를 가져오도록 시킨 나는 눈을 빤히 뜨고 누워 있는 아버지의 얼굴을 들여다보기가 무서워서 빨갛게 단풍이 든 떡갈나무 잎을 뜯어 으스스한 동굴의 입구처럼 보이는 아버지의 눈을 가렸다.
그날 우리들은 썩은 돌비늘이 두껍게 깔린 땅을 파고 아버지를 묻었다. 흙을 져 나를 수도, 떼를 뜰 수도 없어 평장(平葬)을 하고 둘이서 끙끙거리며 돌을 날라다 무덤 위에 덮었다.
나는 아버지의 돌무덤을 곰배팔이 장돌식이한테 부탁한 뒤, 상엿집에서 하룻밤을 더 자고 날이 밝기 전에 쫓기듯 월곡리를 떠났다.
월곡리를 떠나면서 나는 장돌식이한테, 월곡리 사람들을 머슴으로 부릴 수 있을 만큼 큰돈을 벌기 전에는 돌아오지 않겠다는 내 결심을 말해 주었다.
[A] | |
그 결심을 맷돌질하듯 어금니 응등 물고 30년 동안 시장 바닥에서 뼈가 굵고 손바닥 발바닥이 닳도록 뛰어, 월곡리 사람들을 모두 머슴으로 부릴 만한 돈은 못 되어도, 이만하면 어깨 펴고 살겠다 싶어서야 두 눈 부릅뜨고 고향에 돌아갔다.
[중략 부분 줄거리] 고향에 돌아온 ‘나’는 좌익 활동을 하며 부면장 부자를 죽였다는 아버지의 누명이 소명된 것을 모른 채 마을 사람들에게 복수를 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나’는 무덤 이장 작업에 아버지를 죽음으로 내몰았던 사람들을 동원한다.
나는 비닐봉지 속의 아버지 유골 부스러기를 향해 마음속으로 힘주어 말하고 있었다.
— ㉠아버님, 이제 한이 풀리십니까. 옛날 아버님을 소처럼 부리고 개처럼 천대하던 주인의 아들들이 내가 시킨 대로 아버님 무덤에 덮을 뗏장을 떠 왔습니다. 그리고 자기네들 죄를 벗으려고 죄 없는 아버님을 죽인 네 사람들이 아버지의 무덤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제 이만하면 저의 한이 풀렸으니 아버님의 한도 풀리셨겠지요.—
유골 부스러기를 광 속에 놓고 흙을 덮으면서도 그 말을 마음속으로 다시 한번 되풀이했다.
유골이 땅속 깊숙이 묻히고, 덩실하게 봉분을 짓기 시작하자 나는 차츰 형언할 수 없는 야릇한 쾌감을 맛보았다.
㉡“이만하면 월곡리 안에서는 젤로 큰 묘등이 되겠구만.”
“석물만 앉힌다면 세종 대왕 능보다 더 덩실해!”
마을 사람들은 나 듣기 좋으라고 그러는지 큰 소리로 한마디씩 하였다.
이장 일을 모두 끝내고 마을 사람들이 빙 둘러앉아서 남은 돼지고기를 안주 삼아 막걸리를 한 잔씩 돌려 마시고 있는 자리에서, 나는 계획대로 내 신분을 밝혔다. 나는 그들이 내 신분을 알고 얼마나 놀라서 까무러칠까 하는, 일종의 달콤한 복수심을 생각하면서 자랑스럽고 떳떳하게 내 아버지의 이름을 말했다.
“여러분들 오늘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실은 제 고향이 바로 월곡립니다. 30년 전에 이 마을에서 나갔었죠. 제 가친은 오랫동안 머슴을 살았던 황바우 씹니다요. 오늘 여러분들이 묘를 써 주신 분.”
나는 되도록이면 목줄에 힘을 주어 그렇게 말하면서 마을 사람들의 놀라는 표정을 기대했다. 그러나 이상한 일이었다. 마을 사람들 표정에 별로 크게 놀라는 빛이 없었다. 특히 나는 부면장네 아들과 아버지를 죽인 네 사람들의 얼굴을 유심히 살펴보았지만, 죄스러움이나 위축감 따위의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첨부터 황바우 아들이라고 밝힐 것이재 원!”
“아들이 잘된 걸 보니 돌무덤 자리가 명당이었던갑구만.”
㉢“황바우 일이라면 우리가 이르케 많은 돈을 받기가 미안헌디.”
“참말로 사람 팔자는 알 수 없는 일이구만.”
[해설]
문순태, 「말하는 돌」
{해제}
이 작품은 전쟁 중 누명을 쓰고 돌아가신 아버지의 한을 풀기 위해 애쓰는 ‘나’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귀향한 ‘나’는 아버지의 묘지 이장 과정에 아버지를 죽음에 이르게 한 이들을 동원한다. 그러나 아버지의 억울함은 이미 소명된 후였으며, 또한 세월의 흐름 앞에 기억과 상처 등이 무디어져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한 복수는 의미가 없고 오히려 아버지를 욕되게 할 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는 상처의 치유가 복수를 통해서는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함과 동시에 용서와 화해가 필요하다는 작가의 생각을 드러내는 것이다.
{주제}
인간성이 파괴되고 공동체가 분열되는 전쟁의 참담함
{전체줄거리}
‘나’의 아버지는 부면장네 머슴으로 ‘나’는 아버지를 따르고 존경한다. 이후 6·25 전쟁이 발발하고 아버지는 이념 대립의 와중에 부면장을 죽였다는 누명을 쓰고 마을 사람들에 의해 죽임을 당한다. ‘나’는 아버지의 시신을 묻은 후 쫓기듯 고향을 떠난다. 오랜 세월이 흘러 성공한 ‘나’는 아버지의 무덤 이장을 위해 고향인 월곡리로 돌아온다. ‘나’는 장돌식을 만나 마을의 근황을 전해 들으며 ‘나’가 떠나고 5년 뒤 아버지의 누명이 벗겨졌음을 알게 된다. 이장 당일, 마을 사람들은 한데 모여 ‘나’가 준비한 음식을 먹고 술을 마시며 신나게 판을 벌인다. 이장이 끝나고, ‘나’는 아버지의 이름과 자신의 정체를 밝힌 후 마을 사람들의 당황하는 표정을 기대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별로 놀라지 않았다. 외려 처음부터 왜 밝히지 않았는지 묻거나, 돈 벌어서 효도 한번 푸짐하게 잘했다는 등의 덕담을 건넬 뿐이었다. ‘나’는 아버지의 한을 풀어 주기는 커녕 되레 아버지를 욕보이고 말았다는 죄책감과 부끄러움을 느낀다. 30년 전 아버지의 무덤 위치를 표시하기 위해 올려 두었던, 커다란 돌만을 챙긴 채 버스를 타고 고향을 떠난다.
(현대 소설) 문순태, <말하는 돌>-지문 해설, 대비 문제(2024학년도 수능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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