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시간의 질서와 별자리'로 알아보는 미래

사회, 문화 정보

by 배추왕 2018. 2. 23. 10:41

본문

728x90


12궁의 별자리

시간의 질서라 칭한 이 장은 점성학과도 연관되는 부분이 있다. 점성학은 매우 오래된 학문이며, 태양계 및 그 밖의 행성들로 이루어진 대우주와, 인간으로 대변되는 소우주 간의 상호 작용, 그리고 양자 간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우주의 질서를 탐색한다. 그랑 르노르망 카드에도 점성술에 대한 르노르망의 관심이 드러나고 있는데, 각 장의 카드 윗부분에 제시된 작은 별자리 그림들 및 이 장에 속하는 카드들이 그 점을 증명해준다. 이 항목에 속하는 카드들 각각은 특히 12궁의 별자리와 관련된 신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고대로부터 사람들은 하늘의 별들을 바라보며 자신이 알고 있는 이야기 속 형상들과 비슷한 모습을 찾아내곤 했다. 예로부터 고대인들은 하늘에 신들이 살고 있다고 생각했기에, 신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신화와 별자리의 형상을 결부시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별자리나 행성의 명칭들 중에는 유독 그리스 로마 신화로부터 유래한 것들이 많다.

시간의 질서와 별자리 항목에 속하는 카드를 뽑은 상담자의 경우, 본인 자신이 그 별자리에 속하거나, 혹은 해당 카드의 별자리를 지닌 누군가와 만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미리 염두에 두자.

제우스와 유로파

아제노르의 딸 유로파(에우로페, Europe)는 너무도 아름다웠기에 제우스의 사랑을 받게 된다. 헤라의 질투를 피하고자 제우스는 금빛 뿔을 가진 흰 소로 변신한다. 유로파와 그녀의 친구들은 이 아름다운 흰 소에게 다가가 소를 쓰다듬었다. 유로파가 소에 올라타자 소는 유로파를 납치하여 크레타 섬까지 데리고 간다. 그들의 사랑을 기리고자 제우스는 플라타너스 나무 그늘에서 유로파와 사랑을 나누고 세 명의 자녀를 갖게 된다.

스페이드 1


<스페이드 1> 카드의 중심 주제 유로파를 유혹해 쉽게 납치하고자 제우스는 초승달 모양의 멋진 뿔을 가진 황소로 변신한다. 비밀스러운 관계. 감정적 도피. 사랑의 만남. 보다 현실적인 차원에서 이 카드는 가족 내에서 한 아이의 비행으로 인해 갖게 될 절망감을 드러낸다. 현실적으로든 심리적으로든, 딸이 납치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이다.
 
별자리 기호의 상징 12궁의 두 번째 좌인 황소자리이다. 황소는 남성이 지닌 혈기나 힘을 상기시킨다. 카드에 재현된 파도의 물결은 일상적인 삶과 동떨어진 변화, 동요의 국면을 암시한다. 하지만 황소자리의 별자리 기호가 반드시 남성성에만 귀착되지는 않는다. 여기에는 여성성 또한 포함되는 바, 정복을 당하는 여성의 수동성이 강력한 남성성을 부각시키기 때문이다. 더불어 황소좌는 인내심이나 집요함, 현실적이고 비판적인 감각을 또한 내포한다.
 
종합적 해석 이 카드는 무엇보다 육체적 쾌락과 감각성을 선호한다. 또한 무모한 열정을 나타내는 이 카드는 치명적인 불화를 예고한다. 사랑이 당신으로 하여금 모든 특권과 의무를 망각시킬 위험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열정이 반드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

공정하고 고결한 아스트라이아는 제우스와 테미스의 딸이다. 그녀는 황금시대라 불리는 행복한 시기에 필멸의 존재인 인간들 가운데에서 함께 살았다. 철의 시대에 이르러 인간의 영혼이 타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들과 지상에 머물며 정의와 평화를 호소했지만, 계속되는 인간들의 악행에 절망하고는 결국 인간들과 함께 체류하기를 포기한다. 아스트라이아는 하늘로 올라가 처녀자리라는 별자리로 남았는데, 그녀가 자신이 들고 있던 천칭을 함께 가지고 올라갔기 때문에 그 옆의 별자리가 천칭자리로 남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지상을 떠나 하늘의 별자리가 되는 아스트라이아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에 따르면 아스트라이아는 하늘의 신들 중 제일 끝까지 지상에 머물며 정의를 호소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철의 시대에 이르러 더 이상 재앙을 물리칠 방도가 없자 그녀는 탐욕과 살육의 피에 젖은 지상을 떠나버린다. 아스트라이아는 하늘에 올라 별이 되었다. 그녀는 처녀자리가 되었고 그녀가 정의의 여신으로서 손에 들고 있던 저울은 저울자리(천칭자리)가 되었다. 전설에 따르면 언젠가 다시 예전의 찬란한 황금시대가 도래하게 될 것이며, 그때가 되면 아스트라이아는 황금시대를 알리는 전령으로 제일 먼저 지상에 모습을 나타낼 것이라고 한다. 로마의 시인 베르길리우스는 전원시 4 목가에서 황금시대와 더불어 처녀신 아스트라이아가 다시 지상으로 돌아오기를 소망하였다. 기독교 시대에 들어서면서 베르길리우스가 황금시대와 함께 재래를 소망한 처녀신은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로 해석되기도 했다.

하트 퀸

<하트 퀸> 카드의 중심 주제 제우스가 아스트라이아에게 그녀가 천상에서 차지해야 할 위치를 가리킨다. 당신은 연약하기에 보호받을 필요가 있다. 비록 당신 마음의 순수함과 영혼의 고결함이 충분히 인정받는다 하더라도. 주변의 악한 이들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여인. 선량한 마음으로 이루어지는 도움.
 
별자리 기호 12궁의 여섯 번째 좌인 처녀자리이다. 처녀자리는 충직함과 헌신을 상징한다. 제우스와 아스트라이아가 앉아 있는 자리에는 풍성한 구름으로 가득하다. 아스트라이아는 풍요로움과 변형을 동시에 내포한 여성적 원칙을 체현하는 존재이다. 점성학에서 처녀자리는 공정한 이성과 분석력을 나타낸다. 이는 곧 훌륭한 감각과 현명함을 전제로 하는 능력이다.
 
종합적 해석 이 카드는 자신의 여자 친구나 어머니, 혹은 아내나 상담자 여성 자신을 나타낼 수 있다. 이 카드가 드러내는 바는, 경박하고 세속적인 사회와, 현명함과 지성으로 가득한 사회 간의 선택 때문에 갈등하는 한 젊은 여인이다. 그녀는 많은 장점을 지니고 있지만, 사회적 시선과 본인의 성향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고심하고 있다.

                                         -----------------------------------------------------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는 시간의 신 크로노스가 자신의 아버지인 우라노스를 거세하여 성기를 바다에 던졌을 때 바다 거품 속에서 태어났다고 전해진다.

〈아프로디테의 탄생〉, 산드라 보티첼리, 1485

따라서 바다에서 태어난 이 여신의 근원과 물고기자리 간에는 근본적으로 연관성이 있다. 어느 날 아프로디테와 에로스가 강을 건너고 있을 때 괴물 티폰이 나타나 뒤쫓아왔다. 당황한 모자는 순식간에 물고기로 변신하여 강물에 뛰어들었고 이후 하늘의 별자리로 남게 되었다. 물고기자리는 두 마리의 물고기가 리본으로 연결된 모양이라고 한다. 그들이 타고 있는 돌고래는 예로부터 영혼을 싣고 이동하는 동물로 알려져 있다.

하트 4


<하트 4> 카드의 중심 주제 두 마리의 돌고래가 아프로디테와 에로스를 등에 태우고 유프라테스 강을 건너는 중이다. 이들은 아마 곧 티폰의 추격을 받게 될 것이다. 부모의 보호로부터 도피. 새로운 출발. 주변으로부터 근심 걱정과 성가신 일들이 생긴다.
 
별자리 기호 아프로디테와 에로스가 타고 가는 돌고래는 갱신과 개혁의 상징이다. 다수의 신화 속에서 항해자들이 위험에 처했을 때 돌고래로 변하는 이야기는 이 동물의 상징성을 잘 드러낸다. 돌고래는 지상에서 죽음의 왕국으로 영혼을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이 카드에서는 돌고래가 마치 거대한 물고기처럼 묘사되었다. 동일한 맥락에서 물고기자리는 이중적이고 변화무쌍하다. 특유의 예감과 텔레파시를 통해 물고기는 위험에 처한 이들을 돕는다.
 
종합적 해석 이 카드는 젊은 여인에게 끝없이 심적 고뇌와 후회를 안긴다. 또한 가족들이나 가까운 주변 사람들이 처한 어려움을 예고한다. 자칫 서로 간의 감정적 불화를 초래할 수도 있는 카드이다.



저자 소개_김세리

저자는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학과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프랑스 파리 1대학(팡테옹-소르본느)에서 예술학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프랑스 유학 생활 중 자주 들르던 파리의 한 헌책방에서 운명처럼 만나게 된 '그랑 르노르망 카드'의 숨은 원리와 신비를 풀어내 <미래를 읽는 그랑 르노르망 카드>를 엮어냈습니다.



728x90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