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근로자가 올해 8월 기준 750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전체 임금근로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6%로, 최근 12년을 통틀어 최고 수준이다.
통계청이 10월 29일 발표한 ‘2019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비정규직 근로자 수는 748만 1000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임금근로자 2055만 9000명 중 36.4%에 달하는 수치다. 2007년 3월 조사(36.6%) 이후 12년 만에 가장 높다. 지난해 10월 통계청이 발표한 같은 조사에서는 그해 8월 기준으로 비정규직 근로자 수가 661만 4000명이었다. 전체 임금근로자(2004만 5000명)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3.0%였다.
정규직 근로자는 지난해에 비해 대폭 줄었다. 올해 8월 기준 정규직 근로자는 1307만 8000명이었다. 1년 전보다 35만 3000명 감소한 수치다.
강신욱 통계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부가조사와 작년 결과를 증감으로 비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병행조사부터 기존 부가조사에 없었던 고용 예상 기간을 세분화하면서 과거 부가조사에선 포착되지 않은 (비정규직인) 기간제 근로자가 35만~50만명 추가로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자료에 따르면 올해 비정규직 근로자 수는 지난해보다 86만 7000명(13.1%) 많고 전체 임금근로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4% 포인트 높았다. 강 청장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더라도 한 해 만에 비정규직이 최소 36만명 늘어난 셈이다.
이에 대해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조사기법상 특이요인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올해 취업자 증가 폭(51만 4000명)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일반적으로 취업자 중 비정규직 비율이 32~33% 정도 되기 때문에 그 비율만큼 비정규직 비율이 늘어난 부분이 있다. 아울러 재정 일자리 사업, 고령화와 여성 경제활동인구 확대, 서면 근로 계약서 작성 등 기타 제도 관행 개선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설명을 근거로 “비정규직 근로자가 크게 늘었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올해 8월 기준 비정규직 근로자를 유형별로 나누면 한시적 근로자가 478만 5000명, 시간제 근로자가 315만 6000명, 비전형 근로자가 204만 5000명이었다. 시간제 근로자는 같은 직장에서 동일한 업무를 하는 통상 근로자보다 더 짧은 시간 일하며 주 36시간 미만 일하기로 돼 있는 노동자다. 시간제 근로자는 1년 전(279만 9000명)보다 44만 7000명 늘었다.
시간제로 일하는 이들 가운데 폐업이나 구조조정 등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계속 직장에 다닐 수 있는 근로자(고용 안정성이 있는 근로자)의 비율은 56.4%로 지난해 8월보다 2.3% 포인트 하락했다. 시간제 근로자의 평균 근속 기간은 1년 9개월로, 남성(1년 6개월)이 여성(1년 10개월)보다 짧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에 따르면 한국의 비정규직 근로자 비중은 올해 8월 기준 24.4%다. 지난해 기준으로는 한국이 21.2%였다. 한국보다 비정규직 근로자 비중이 낮은 나라로는 영국(5.6%), 캐나다(13.3%), 독일(12.6%) 등이 있다. 반면 네덜란드(21.5%), 폴란드(24.4%)와 스페인(26.8%)은 한국보다 비정규직 근로자 비중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글 jobsN 문현웅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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