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인성교육 현장포럼과의 만남
얼마 안 되는 교직 생활에 있어서 귀에 솔깃했던 단어들이 있다. ‘창의성’, ‘배려’, ‘협력’, ‘자기주도’, ‘자존감’, ‘혁신’, ‘동반성장’ 등이 그것이다. 그런 나에게 창의인성교육 현장포럼은 교직 성장을 위하여 항상 가보고 싶은 포럼이었다. 전남 농어촌학교에 근무하고 있는 나로서는 도시에서 개최되는 포럼에 참여하기가 여간 쉽지 않았다. 우연히 방학 중 공문을 보고 나의 첫 번째 창의인성 현장포럼에 참여하게 되었다. 교육대학교 학생 시절부터 한 번쯤 만나보고 싶었던 선생님의 강연 때문이었다. 그 기회를 계기로 창의인성교육 현장포럼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고, 유명 인사들의 강연, 그리고 전문적인 소규모 워크숍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다. 제 96회 창의인성교육 현장포럼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어려워하는 진로교육부문과 항상 배우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었던 뉴스포츠에 대하여 알아보고 싶은 마음으로 문을 두드리게 되었다.
뉴스포츠와 교육
위와 같이 뉴스포츠는 기존 스포츠에 비하여 특별한 장점들이 있다. 이는 학교 교육현장에 적용함에 있어서도 탁월하다. 아직 발달단계상 초기에 있는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뉴스포츠는 경쟁보다는 협력과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 서로를 존중하고 협력하는 자세,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안전성까지 갖추고 있어서 아주 적합하다. 또한 스포츠에 재미를 더하고 있어서 학교 현장에서의 교육적 적용 가능성은 무한대이다.
뉴스포츠와 교육
스포츠스태킹은 1980년대 초 미국 서해안의 어린이들이 종이컵으로 놀이를 하던 것에서 유래되어 1990년대 중반에 스포츠로서의 체계를 구축하면서 교육현장에 보급되기 시작하였다. 12개의 스택컵을 다양한 방법으로 쌓고 또 허물어가는 기술과 스피드를 가려 집중력과 순발력을 요구하는 스포츠이다. 최근에는 스포츠스태킹의 스피드와 난타를 섞어 컵타를 하기도 하는데, 음악에 맞추어 친구들이 하나되어 박자를 맞추는 컵타는 공동체 의식과 음악적 감수성도 향상시켜줄 뿐만 아니라 공연용으로도 아주 효과적이다. 교실 속에서도 짬을 내어 서로의 기록을 재어보고 신기록을 달성해보도록 하면 손 근육을 사용하여 두뇌 발달도 될 뿐만 아니라 집중력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탁구와 배드민턴의 만남! 핸들러
탁구와 배드민턴을 접목시켜 개발된 스포츠이다. 배드민턴은 라켓이 길어 여학생이나 초등학생이 셔틀콕을 맞추기가 어려워 쉽게 즐길 수 없는 단점을 극복한 게임이다. 라켓 길이가 짧고, 딱딱한 판으로 치기 때문에 셔틀콕이 멀리 날아가지 않는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좁은 공간에서 쉽게 운동할 수 있고 빠른 경기 진행이 짧은 시간에 많은 운동 효과를 거둘 수 있게 한다. 단식, 복식 등의 게임이 가능하다. 양손으로 즐길 수 있기 때문에 균형 감각 향상에 효과적이다. 실제로 동료와 함께 1:1로 핸들러 연습을 하고, 함께 워크숍에 참여한 사람들과 2:2 복식으로 경기를 치러보았다. 배드민턴 채보다 잡기 편하고, 공이 잘 튕겨 나가기 때문에 처음 하는 사람도 쉽게 잘 따라 할 수 있었다. 또, 배드민턴에 비하여 도구가 작으므로 좁은 공간에서도 즐기기 쉬운 운동이다.
수비하면 안되요! 추크볼
추크볼은 1970년에 스위스의 생물학자 H. 브랜드리가 비침략적인 게임을 구상하면서 만들어졌다. 탄력성이 있는 약 1M의 네트에 볼을 던져 튀어 오른 볼이 상대팀에게 잡히지 않도록 하는 경기이다. 상대의 볼을 빼앗거나 방해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구기에 익숙하지 않았던 사람들도 쉽게 즐길 수 있다. 이번 워크숍에서 가장 중점이 된 종목이 추크볼이었다. ‘팀 게임의 과학적 비판’이라는 논문 중에서 종래의 구기운동을 “침략적”이라 규정하고, 그 대안으로 “비침략적”인 게임을 구상하면서 H.브랜드가 만든 게임이다. 공이 골대를 스치면서 내는 ‘추우욱’하는 소리를 따서 츄크볼이 되었다. 그는 “체육활동의 목적은 챔피언을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조화로운 사회를 건설하는 데 기여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 [그림 1] 추크볼 경기 코트 및 공격 방향 >
게임 방법 및 규칙으로는 탄력이 있는 네트에 공을 슛하여 튀어나오는 공을 수비측이 잡아내지 못하면 득점을 하고, 볼의 패스와 캐치, 슛기술은 핸드볼과 비슷하지만 드리블이 없다. 또한 공격이나 수비 시에 방해행위를 전혀 할 수 없다. 방해행위가 전혀 없기 때문에 게임은 다양한 슛과 슛한 공을 어떻게 캐치할 것인가 하는 공격과 수비에 집약하게 된다.
그러므로 추크볼은 특정 선수의 개인 기량에 의존하지 않고, 운동기능이 다소 부족한 구성원도 적극적으로 참여가 가능하며, 패스는 커트가 금지되어 캐치하기 쉽게 던지는 것에만 유의하면 된다. 즉, 추크볼은 예측의 게임, 전략의 게임이며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 [표 1] 추크볼 사용 용구 >
< [그림 2] 추크볼 사용 용구 사진 >
< [그림 2] 추크볼 사용 용구 사진 >
쇠로 된 95~100cm X 95~100cm의 정사각형 틀에 네트를 묶어 사용
새로운 것을 배우는 즐거움! 적용할 수 있다는 희망! 아이들과의 소통!
워크숍에 참여하기 전 미리 살펴본 교재에는 츄크볼에 대해서만 나와 있어서 다소 실망을 했었다. 다양한 뉴스포츠 경기를 하고, 체험해 본 후 현장에 적용해보고 싶은 기대감을 안고 있었기 때문이다, 교재를 보고 나 또한 워크샵 분반을 바꿀까 생각했었다. 그래서 실제 참여 인원이 저조하였던 것 같다. 그러나 실제 수업에서는 교재에 나온 것 뿐만 아니라 다양한 뉴스포츠 활동을 하였고 참여형 워크숍이니만큼 소수로 진행하였던 점이 더 많은 기회가 오고 서로 더 친하고 좋은 분위기에서 워크숍에 참여할 수 있었다. 전체적인 참여자들의 만족도도 높다고 생각한다. 방관자나 수동적인 참여자가 한 명도 없이 현장에 있던 참여자들 전체가 활동에 참여하였기 때문이다.
소수정예로 운영될 수 밖에 없었던 워크숍이지만, 강사선생님께서는 어느 때보다 열정을 가지고 강의를 해 주셨고, 지도방법이나, 심판 보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셨고, 뒤처지는 학생들에게 어떤 말로 격려의 말을 해야 하는지 실제로 하시는 모습을 보여주셨다. 또한, 교육현장에 적용할 때 어려운 점 등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셨고, 다소 생소한 뉴스포츠 기구들에 대해서 상세한 설명을 해 주셨다. 아직 국내에 도입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뉴스포츠 용어에 대한 설명도 자세하게 해 주셔서 현장에서 용어에 대한 사용을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학예회 때 컵타와 스태킹을 활용한 공연을 해 보겠다는 다짐을 하였다. 연습을 하는 도중 아이들의 창의성을 발휘하여 안무를 짜고, 서로 배려하는 인성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배드민턴 라켓이 아닌 안전하고 짧은 채로 인하여 어린 초등학생들이 핸들러를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추크볼이라는 뉴스포츠는 방해를 하지 않고, 안전하게 할 수 있는 운동이라는 점이 특히 매력적이다. 요즘 학교 현장에서는 경쟁이 과열되어 체육시간마다 학생들이 다투거나 부상이 일어나는데, 추크볼을 통해 집중력과 상대에 대한 배려심, 경쟁이 아닌 협력의 스포츠 정신을 기르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창의인성교육 현장포럼은 교육현장의 일선에 있는 나에게 항상 많은 영감을 준다. 교실 안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시간에 쫓기듯 살고 있는 교사에게 새로운 경험과 인식의 전환을 시켜준다. 만나기 어려운 사람을 만나게 해 주고,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알게 해 줌으로써 창의인성교육포럼은 항상 또 참여하게끔 끌어당긴다. 2017년에도 새롭고 창의적인 포럼이 많이 열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되도록 나뿐만이 아니라 주위 사람들까지 끌어모아서 함께 할 수 있도록 하여 대한민국의 교육현장을 창의와 인성이 가득한 학교가 될 수 있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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