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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오브 라만차>의 '홍할배'로 돌아온 홍광호, 당신이 몰랐던 이모저모

사회, 문화 정보

by 배추왕 2018. 5. 2.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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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오브 라만차>의 '홍할배'로 돌아온 홍광호, 당신이 몰랐던 이모저모


뮤지컬 배우 홍광호가 6년 만에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로 돌아왔습니다. <맨 오브 라만차>의 원작은전 세계에서 성경 다음으로 가장 많은 언어로 번역되었다는 스페인 소설 <돈키호테>입니다. 뮤지컬에선 종교 재판을 받게 된 작가 세르반테스가 감옥에서 죄수들과 함께 <돈키호테>의 내용을 즉흥극으로 꾸민다는 설정으로 이야기를 펼쳐나갑니다.

홍광호는 세르반테스와 자신이 무적의 기사 돈키호테라고 믿는 엉뚱한 노인 '알론조 키하나'를 1인 2역으로 연기하는데요. 팬들 사이에서 '홍할배'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그는 2012년 처음 이 작품에 도전했을 때보다 한층 깊어진 연기력으로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2018년 올해로 데뷔 17년 차를 맞는 홍광호, 이제는 한국을 대표하는 뮤지컬 배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그의 지난 연기 생활을 몇 가지 흥미로운 사실들과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분장 열전
<맨 오브 라만차>에서 세르반테스와 돈키호테를 1인 2역으로 연기하는 홍광호|오디컴퍼니

자신이 기사 지망생이라고 믿으며 풍차에게 싸움을 거는 돈키호테. 그 정신세계만큼이나 비주얼도 독특한데요. '키세스' 초콜릿을 연상시키는 헤어스타일과 새하얀 수염, 키보다 훨씬 큰 창과 갑옷 등은 <맨 오브 라만차>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맨 오브 라만차>에선 이 분장이 무대 위에서 이루어진다는 점도 특징입니다. 멀끔한 모습의 젊은 세르반테스가 '이제 무대를 만들어 볼까요'라는 대사와 함께 엉뚱한 노인 돈키호테로 변신하는 첫 장면은 <맨 오브 라만차> 1막의 백미라고 할 수 있죠.

홍광호는 다른 뮤지컬 작품에서도 유독 눈길을 사로잡는 분장을 많이 했는데요. 2017년 <시라노>에선 모든 걸 다 가졌지만 남들보다 큰 코 때문에 사랑하는 록산에게 고백하지 못하는 비운의 시인 '시라노'를 연기했습니다. 특수 분장에 사용된 코는 약 50g으로, 연기에 지장이 가지 않도록 여러 재료로 시행착오를 거쳐 완성되었다고 합니다. 출연하는 배우의 얼굴 모양과 피부색에 따라 코도 모두 다르게 만들었다고 하네요.

왼쪽부터 <시라노>, <노트르담 드 파리>, <오페라의 유령>에 출연한 홍광호|RG,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설앤컴퍼니

2013년과 2016년엔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꼽추 콰지모도 역을 연기했는데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분장하는 데 약 2시간이 소요되었다고 합니다. 홍광호는 콰지모도 특유의 긁는 듯한 창법 때문에 출연을 망설였으나, 해외 제작진이 홍광호 본연의 목소리로도 충분히 캐릭터를 표현할 수 있다고 해서 결국 출연을 결정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 관객들은 콰지모도의 명곡 '춤을 춰요 에스메랄다'를 홍광호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게 되었죠.

2010년엔 <오페라의 유령>에서 라울과 팬텀을 모두 연기했는데요. 팬텀은 흉측한 얼굴을 가면으로 가린 채 오페라 극장 지하에서 살아가는 비운의 천재로, 가발만 2개가 들어가는 특수 분장이 필요한 캐릭터입니다. 당시 만 27세였던 홍광호는 전 세계 '최연소 팬텀'이란 기록도 남겼죠.
 

고전에 강한 배우?

무게감 있는 클래식한 목소리 때문일까요. 홍광호는 유독 각국의 고전 작품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에 많이 출연했습니다. <맨 오브 라만차>의 원작 <돈키호테>는 미겔 데 세르반테스가 1605년 처음 발표한 소설로, 세계 최초의 근대 소설로 알려진 작품입니다. 스페인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소설로 평가되고 있죠.

앞서 소개한 <시라노> <노트르담 드 파리> <오페라의 유령>은 모두 프랑스의 고전 작품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입니다. <시라노>는 1897년 초연된 에드몽 로스탕의 희곡을, <노트르담 드 파리>는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가 1831년 발표한 동명의 소설을, <오페라의 유령>은 가스통 르루가 1909년 발표한 동명의 미스터리·호러 소설을 바탕으로 했죠. 

뮤지컬 <닥터 지바고>(왼쪽)와 <지킬 앤 하이드>에 출연한 홍광호|오디컴퍼니

2012년엔 <닥터 지바고> 국내 초연에서 시인이자 의사인 '유리 지바고'를 연기했는데요. <닥터 지바고>는 영화로도 유명한 동명의 러시아 대하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입니다. 2008년과 2010년엔 넘버 '지금 이 순간'으로 널리 알려진 <지킬 앤 하이드>에 출연했습니다. 이중인격 캐릭터들의 원조 격인 로버트 루이 스티븐슨의 1886년작 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가 원작이죠. 2017년엔 뮤지컬 <햄릿: 얼라이브>에서 모든 배우들이 한 번쯤 연기하고 싶어 한다는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연기하기도 했습니다.

<미스 사이공>과의 특별한 인연
<미스 사이공>에 출연한 홍광호|CMI
지금은 이렇게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며 활약하는 홍광호지만, 그에게도 무명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가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작품은 2006<미스 사이공> 라이선스 공연이었는데요. 홍광호는 당시 주인공 크리스 역을 맡은 배우 마이클 리의 언더스터디(메인 배우가 컨디션 등의 문제로 무대에 설 수 없을 때 대신 무대에 서는 배우)로 작품에 참여했습니다. 이때 뛰어난 가창력으로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홍광호는 2007 <스위니 토드>에서 조연이지만 강렬한 임팩트를 자랑하는 토비역을 맡았습니다. 지금은 <프랑켄슈타인> <아마데우스> 등으로 유명한 배우 한지상이 같은 역에 더블 캐스팅되었죠. 2008년엔 <지킬 앤 하이드>에 출연해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이후 수많은 대작에서 주연으로 활약하던 홍광호에게 또 한 번의 터닝 포인트가 찾아오는데요. 바로 2014년 <미스 사이공> 런던 공연에 투이 역으로 캐스팅된 것이죠. 프로듀서 카메론 매킨토시가 홍광호의 공연 영상을 직접 보고 바로 캐스팅했다고 하는데요. 한국 배우의 웨스트엔드 진출로 국내에서 주목받았을 뿐만 아니라, 악역임에도 불구하고 관객을 설득하는 해석력과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현지 관객들에게도 좋은 평을 받았습니다. 처음 주연으로 무대에 선 작품인 데다가 세계적인 배우로 발돋움하는 계기까지 되었으니, 배우 본인에게도 <미스 사이공>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 작품일 것 같습니다.
 

[출처] 올댓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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