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크레딧, 커버에서 주연으로
글 | 김효정·공연
칼럼니스트
영화가 끝나고 크레딧을 끝까지 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필자 역시 까만 화면에 올라가는 수많은 인물들의
이름을 보며 힘들었을 메이킹 과정을 상상해보는 것을 좋아한다. 크레딧이
흘러가는 걸 보면 수많은 사람들이 이 한 작품을 위해서 고생했구나 싶은 마음이 들어 짠한 감동이 밀려오기도 한다. 첫 부분은 주로 배우들이 차지하는데,
그 면면을 보면 주연, 조연, 단역, 카메오 등으로 나뉘어
순서대로 등장한다.
공연은
참여한 이들의 이름을 보려면 프로그램북을 펼쳐보아야 한다. 그러나 극장에서
항상 라이브로 만나는 덕에 출연하는 배우들만큼은 마지막 커튼콜 무대에서 모든 면면을 볼 수 있다.
영화와 달리 가장 먼저 앙상블이 인사하고,
조연, 주연의 순으로 커튼콜 인사를
한다. 뮤지컬은 라이브 장르인 만큼 영화와 달리 조금 다른 개념으로 숨겨진
배역이 존재한다. 주연과 조연이 있고 앙상블이 있으며, 얼터네이트,
언더스터디, 스윙, 스탠바이라는 만약의 상황을 대비하는 커버 개념의 시스템이다. 주연,
조연, 앙상블은 어느 정도 들어
봤겠지만, 얼터네이트,
언더스터디, 스윙, 스탠바이는 낯설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미리 스케줄이 조율된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조성모가 빠진 모든 회차를 소화할 수 있는 일정이 아니었다. 때마침 오디션장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보인 뮤지컬 배우 박은태를 연출가가 프로덕션에 추천해 얼터로 무대에 서게 했고, 그는 모차르트 역을 훌륭히 소화해 공연 관계자들에게 인정을 받는다. 박은태는 이후,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엘라자벳>, <프랑켄슈타인>, <도리안 그레이>,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 주연에 발탁되며 활발히 활약하고 있다.
브로드웨이에서는 공연을 보면 플레이빌을
나눠주는데, 만약 그 날 급작스럽게 변동되는 캐스팅이 있다면 플레이빌 사이에
그날의 캐스팅을 별도로 인쇄해 추가로 넣어준다. 근래 국내 공연에는
주·조연에 워낙 멀티플캐스팅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얼터와 언더가 설 여유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캐스팅 보드에서 보고 싶은 주·조연의 조합을 맞춰서 공연장을 찾는 것도 하나의 관례가 되어가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공연은 전우애 못지않은 합과 우정이 존재한다.
멀티플 캐스팅도 몸 상태가 좋지 않거나 다급한 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멀리 있더라도 급하게 달려오거나 공연장에 상주하며 혹여 모를 공연 준비를 하기도 한다. 공연은 계속되어야 하니까 말이다.
[출처]
올댓아트
최악 치닫는 고용…실업급여 지급액 역대 최대 (0) | 2018.07.02 |
---|---|
어맛! 누구세요? 복원하며 망친 조각상과 사후 예술가가 된 마이어의 저작권 상속자는? (0) | 2018.06.29 |
우리 아이 누가 돌봐주나요? (0) | 2018.06.25 |
뮤지컬 '바넘 : 위대한 쇼맨' 캐스팅 공개...유준상, 박건형, 윤형렬, 서은광, 김소향 등 (0) | 2018.06.22 |
‘중2병 우리가 부숴보자’ 도전했던 우리가 되레 배웠어요 (0) | 2018.06.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