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뿐만이 아니겠죠. 마인크래프트에서는 전자기기도 만들 수 있다고 했습니다. 교사가 ‘마인크래프트를 활용해 전자계산기를 만들어보라’고 주문하면 학생들은 전자계산기의 원리를 알아내 필요한 광물을 캐면서 계산기를 직접 만들어 볼 수도 있습니다. 음악 시간에는 피아노나 바이올린을 만들어 보라는 과제도 가능하겠죠. 마인크래프트로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만들어 게임 내에서 직접 현실 세계와 소통 및 네트워크도 가능하다니 확장성은 무한대로 봐도 무방할 듯합니다.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현대 사회 필수 지식으로 취급되는 코딩의 원리까지 습득할 수 있으니 이만한 교육 프로그램이 또 어디 있을까요? 실제로 마인크래프트를 활용한 교육은 전 세계 수 천개 학교에서 지리, 건축, 생물, 물리, 화학 등 다양한 과목의 교재로 활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서울교육대학교, EBS 등이 소프트웨어 교육을 위해 협약을 맺고 긴밀히 교류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처럼 게임을 교육에 접목한 것을 교육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이라고 합니다. 교육의 게임화, 즉 게임이 아닌 분야에 게임의 메커니즘을 접목하는 것을 일컫습니다. 교육에 게임의 접목을 시도하는 흐름이 생긴 것은 게임이 재미있기 때문일 겁니다. 어떻게 하면 공부도 게임처럼 재미있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생긴 흐름으로 볼 수 있겠지요. 게이미피케이션은 기존 콘텐츠(학습)에 게임적 요소를 가미하는 방식과 기존 콘텐츠(학습) 자체를 게임으로 전환시키는 방식으로 크게 나눌 수 있는데, 후자를 기능성 게임(serious game)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기능성 게임 중에서도 교육 목적에 특화된 게임을 G러닝(G-Learning)으로 부르고 있기도 하지요.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나 GBL(Game Based Learning), 에듀케이셔널 게임(educational game) 등도 비슷한 의미로 통용된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물론 교육 게이미피케이션이 컴퓨터 게임을 활용한 것만을 지칭하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의 공립 초등학교 교사 존 헌터(John Hunter)는 1978년에 ‘세계평화게임(World Peace Game)’이라는 거창의 제목의 게임을 창안했는데요, 컴퓨터 게임이 아니라 가로, 세로, 높이 4피트(1m22cm) 크기의 4층짜리 아크릴 구조를 지어놓고 학생들끼리 서로 대화하며 진행되는 오프라인 게임입니다. 각 층은 우주, 대기, 지표, 해저를 상징하고, 거기에 경제력과 군사력이 다른 4개의 가상 국가가 존재합니다. 학생들은 각 나라의 수상, 국무장관, 국방장관, 재무장관, 사회장관 등을 맡아 내각을 구성합니다. 내각 외에도 무기상인, 세계은행, UN 등 다양한 역할을 맡을 수 있습니다. 게임의 목표는 자신이 속한 가상 국가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갈등을 극복해 부강해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한 나라가 부강해지기 위해 다른 나라를 침략하기도 하고, 자원을 빼앗기도 하며, 속임수를 쓰기도 합니다. 물론 전쟁을 막고, 가난을 막기 위해 협정을 맺기도 하죠. 선택은 학생들의 몫입니다. 교사는 그저 게임의 진행 상황을 지켜보면서 상황을 정리하고 조언을 하는 역할만 맡습니다. 게임의 주도권은 모두 학생들이 갖고 있으니까요. 학생들의 능동적 참여가 보장되기 때문에 지루할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