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참변으로 치킨 배달 못 해 죄송” 숨진 아버지 대신 남긴 배달 리뷰 답글

치킨 배달을 하던 중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진 A(54)씨의 딸이 배달을 못 받은 고객에게 남긴 댓글이 뒤늦게 알려져 사람들을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A씨는 9월9일 오전 0시 53분쯤 인천 을왕동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을 가다 중앙선을 넘은 벤츠 차량과 충돌해 숨졌다. 벤츠 차량을 몰던 B씨(33)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가 넘어 면허 취소수준이었다.

A씨의 딸이 손님 글에 남긴 답글./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사고로 주문한 치킨을 받지 못한 손님이 9일 배달앱에 글을 썼고 A씨의 딸이 답변을 남겼다. 손님은 배달 시간이 한참 지났는데 연락도 없이 배달이 오지 않아 어이가 없다고 했다. 이에 A씨의 딸은 “너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사장님 딸이고요. 손님분 치킨 배달을 가다가 저희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참변을 당하셨습니다. 치킨이 안 와서 속상하셨을 텐데 이해해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라고 답글을 썼다. 현재 해당 후기글은 삭제됐다. 

A씨의 딸이 가해자의 엄벌을 촉구하며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은 11일 오전 10시 50분 기준 3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청와대 답변 요건(한 달 내 20만명)을 넘었다. 피해자의 딸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아버지가 그날따라 주문이 많아 저녁도 못 드시고 마지막 배달이라고 하고 가셨다”고 말했다.

청원인은 장례를 치르는 와중 인터넷에 올라온 사고 목격담을 읽었다고 말했다. 목격담에는 사고 후 중앙선에 시체가 쓰러져있는데 가해자는 119보다 먼저 변호사를 찾았고 동승자는 바지벨트가 풀어진 상태였다고 쓰여있었다고 한다. A씨의 딸은 가해자가 법을 악용하지 않게 엄벌을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경찰은 음주운전 사망사고 처벌을 강화한 ‘윤창호법’을 벤츠 운전자 B씨에게 적용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 운전 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B씨 차량 조수석에 타고 있던 동승자에게 음주운전 방조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

글 jobsN 박영선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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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