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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만에 9급→1급···말단 직장인 승진 신화

사회, 문화 정보

by 배추왕 2021. 1. 8.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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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지방행정서기보(9급)→2021년 지방관리관(1급)’

이묵(58) 경상북도 전 재난안전실장이 1월3일 40년 공직 생활을 마쳤다. 청도군 9급 공무원으로 입직한 그는 경상북도 문화예술산업과·자치행정과·정책기획관실 등을 거쳤다. 뛰어난 행정력으로 조직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남들보다 빨리 승진했다. 재직 중 도정 발전에 힘을 보탠 공으로 녹조근정훈장·대통령표창·국무총리 모범공무원표창 등도 받았다.

이묵 전 경상북도 재난안전실장

민생경제교통과장·비서실장·대변인·구미부시장에 이어 구미시장 권한대행까지 지낸 그는 퇴임 전 마지막으로 재난안전실장을 맡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애썼다. 이철우 도지사는 그의 퇴임에 “이 실장은 고시 출신이 아니라도 최고위직인 지방관리관으로 승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했다. 이 실장의 사례는 말단 공무원의 성공 신화로 꼽힌다. 그는 도청을 떠나면서 후배 공무원들에게 “좌고우면 말고 일하라”는 조언을 남겼다.

◇고졸 연구원 보조에서 ‘삼성의 별’ 된 양향자 의원

공직사회뿐 아니다. 사기업에서도 든든한 배경 없이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말단에서 시작해 임원이나 CEO 자리에 오른 인물이 있다. 흙수저 신화로 꼽히는 삼성 임원 출신 양향자 국회의원이 대표적이다. 

전라남도 화순에서 태어난 양 의원은 어릴 적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았다. 선생님이 꿈이었지만, 인문계 대신 실업계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아픈 아버지 대신 두 남동생을 돌봐야 했기 때문이다. 선생님의 권유로 대학 진학 대신 삼성전자 연구원 보조로 이른 나이에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반도체 기술을 연구하는 대졸 직원 옆에서 업무를 돕는 단순 행정 업무를 맡았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추모하는 양향자 의원. /뉴스1 유튜브, 양향자 의원 페이스북 캡처

연구원 보조였지만, 양 의원은 야망이 있었다. 사원 때부터 임원을 목표로 일에 몰두했다고 한다. 대졸 출신 직원보다 더 열심히 공부해 일과를 마친 뒤에도 공부를 이어갔다. 반도체 기술을 다룬 일본어 서적을 읽기 위해 일본어 자격증을 땄고, 직원들의 요청으로 책을 번역하며 반도체 설계 업무를 직접 배우기 시작했다. 포기했던 대학 진학의 꿈도 회사에서 이뤘다. 사내 기술대학 반도체공학과를 거쳐 2008년에는 성균관대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석사 학위까지 받았다.

양 의원은 근성 하나로 입사 22년 만인 2007년 메모리사업부 D램 설계팀 수석으로 승진했다. 2013년에는 ‘삼성의 별’이라 불리는 임원 자리에 올랐다. 삼성전자 디바이스 솔루션 부문 메모리 사업부 연구임원(상무)으로 승진한 것이다. 삼성그룹에서 고졸 직원으로 시작해 임원 타이틀을 따낸 것은 양 의원이 처음이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양 의원이 삼성전자에 다닐 때 “거지 근성으로 살지 말고 주인으로 살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YTN News 유튜브 캡처

◇LG 가전 신화 만든 ‘세탁기 박사’ 조성진 부회장

2019년 11월 은퇴한 조성진 전 LG전자 부회장도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가전 업계에 한 획을 그은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공고 졸업 후 1976년 금성사(현 LG전자) 고졸 평사원으로 입사한 그는 세탁기 한 우물만 파 ‘세탁기 박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가정 세탁기 보급률이 0.1%에 못 미칠 때 세탁기 개발에 매진해 LG가 가전 분야 최고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데 힘을 보탰다. 

조 전 부회장은 2013년 사장으로 승진했다. 고졸 평사원으로 입사한 지 37년 만이었다. 2014년 독일에서 열린 국제가전전시회(IFA)에서 경쟁사인 삼성전자 제품을 고의로 파손했다는 혐의로 기소됐지만, 2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사장 자리에 오른 뒤에도 제품 개발에 참여해 북미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는 데 기여했다. 2016년에는 부회장으로 승진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은퇴 당시 그는 “회사가 오래 가려면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1등에 대한 강한 열망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ABC 방송 보조 출신으로 디즈니를 성공적으로 이끈 밥 아이거 월트디즈니컴퍼니 회장. /Jimmy Kimmel Live 유튜브 캡처

◇디즈니·GM·HP 등 글로벌 기업서도 ‘인턴 신화’

외국에서는 인턴 등 말단 출신 성공 신화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020년 2월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난 밥 아이거 월트디즈니컴퍼니 회장은 디즈니가 인수한 미국 ABC 방송 말단 보조 출신이다. 무명 대학을 나왔지만, 명문대 출신 직원을 제치고 41세에 ABC 방송 사장 자리에 올랐다. 그는 사회초년생 때부터 남들보다 일찍 일어나 일과를 준비했다고 한다. 회장 자리에 오른 뒤에도 매일 새벽 4시 15분에 일어나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새로운 사업을 구상했다.

이밖에 엔리케 로레스 HP 최고경영자, 메리 바라 제너럴 모터스 회장도 인턴으로 입사해 기업의 수장 자리에 올랐다. 18살 때 생산직으로 입사한 바라는 2014년 GM 최초 여성 CEO로 임명됐다. 말단으로 시작해 성공 신화를 쓴 이들이 공통으로 말하는 성공 비결은 열정이다. 메리 바라는 “열정을 갖고 일하면 성공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했다.

글 jobsN 송영조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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