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철학사를 살펴보면 동서양은 시간과 공간의 공유나 교섭이 거의 없었지만 비슷한 사유 체계를 발전시켜 왔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언어의 차이에 따른 표현 방식의 차이는 있지만, 철학사의 발전 과정에 등장한 동서양의 여러 개념과 논쟁들은 많은 유사성을 보여 준다. 중세 서양 철학의 ‘보편 논쟁’과 중세 중국 철학의 ‘이기론 논쟁’도 그런 예의 하나이다.
소크라테스는 ‘개념’만이 보편성을 지니며 참다운 인식의 대상이 된다고 보았다. 이러한 생각을 이어받아 확실한 근거를 제공한 사람은 플라톤이었다. 플라톤은 물질적이고 가변적인 사물들이 존재하는 현실 세계와 불변적이면서도 완벽한 이상 세계가 존재하는 이데아를 구분하였다. 그는 이데아는 물질로부터 떨어져 있고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것으로, 단지 마음속에만 존재하는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한다고 보았다. 즉 모든 사물의 본질인 이데아가 먼저 존재하고, 그 본질이 나중에 인간에 의해서 현실 속에 개별적 사물들로 불완전하게 구현되는 것이라고 본 것이다. 따라서 이데아는 현상계에서 우리가 접하는 개개 사물의 원형이면서 모든 것을 포괄하는 ‘보편자’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상 국가는 이데아를 가장 잘 기억하는 ‘철학자 왕’이 통치자가 되어 다스려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데아에서 시작된 ‘보편자’의 개념은 철학사에서 오랜 기간 관심의 영역이었고, 스콜라 철학 시대에는 치열한 논쟁의 대상이 되었다. 쟁점은 보편자가 개별자(개체)보다 앞서서 존재하는가 그렇지 않은가에 있었다. 보편자가 개별자보다 앞서서 존재한다는 견해를 ‘실재론’이라고 하고, 보편자가 개별자보다 뒤에 존재한다는 견해를 ‘유명론’이라고 한다. 전자는 보편자에 실재성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전개된 사유 질서이며, 후자는 보편자를 관념이 만들어 낸 하나의 이름에 불과한 것으로 보는 견해이다. 중세 이후 전개된 ‘보편 논쟁’은 이와 같은 문제의 진화론적 사유의 결과이다.
중세 시기 보편 논쟁의 주된 관심사는 신의 존재 문제로 이어졌다. 스코투스는 보편자가 개별자에 앞서며 보편 개념은 초월성을 가진 신에게서만 연유된 것이라고 하였다. 안셀무스는 신이 절대적인 존재로 어떠한 개별적 존재보다도 우월하므로 그들에 앞서 존재하며, 인간의 모든 의식은 신앙에 종속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이처럼 실재론자들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개별적 사물은 불완전한 것이며, 이데아계 혹은 신의 이성 속에 존재하는 보편적인 것만이 참된 것이라고 하였다. 이러한 실재론에 도전한 대표적인 인물은 로스켈리누스였다. 그에 의하면 현실이란 개별자들에 의해서 구성되어 있을 뿐이고, 보편자는 인간이 창안한 이름이나 칭호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가 만나는 현실 세계는 개별자들의 세계이며 경험 세계이다. 즉 경험 세계가 아닌 것은 관념의 산물에 불과하므로 이를 가리켜 실재한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로스켈리누스는 보편자가 낱말에 불과한 것으로, ‘하얀색’이나 ‘인간다움’ 등의 이름은 존재하지만 현실 속에 실재하는 것은 ‘흰말’과 ‘소크라테스’라는 개별자뿐이라고 하였다. 아벨라르두스는 이러한 대립을 중재하려는 노력을 하였다. 그는 보편이 존재하되 자립하는 것이 아니라 개체 안에 있다고 주장하여 극단적인 실재론이나 유명론과는 거리를 두었다. 훗날 이러한 보편 논쟁을 유명론의 입장에서 주도한 인물은 오컴이었다. 오컴은 신 안에 존재하는 관념들이 독립적이고 영원한 실재라는 이전 스콜라 철학자들의 견해를 거부하고, 그것들은 단지 이름에 불과하다고 주장하였다. 지식과 신앙을 갈라놓은 그의 유명론은 신의 존재와 그 인식에서 개개인의 신앙 및 이성의 중요성을 강조함으로써 르네상스 이후, 종교 개혁과 근대 윤리 사상이 싹트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서구에서 보편 논쟁이 한창일 때, 중국의 남송에는 주희가 출현하여 이기(理氣) 개념을 정립하였다.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이것은 일종의 보편 논쟁적 성격을 지닌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서구의 보편 논쟁이 창조주인 신의 존재 증명에 집중되었다면, 중국의 성리학 이론은 이(理)와 기(氣)의 운동 여부가 중요한 관심 대상이 되었다. ‘이’는 하나의 도덕 법칙, 교체 원칙, 행위 규칙, 추리 원리로 취급된다. 그런 점에서 ‘이’는 어떤 개체가 아직 생성되지 않았을 때에도 존재하는 근본의 법칙 또는 원리이다. ‘이’는 형이상(形而上)의 도이며, 사물을 생성하게 하는 근본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는 서양 철학에서 말하는 ‘보편자’의 성격을 지닌다. 반면 ‘기’는 사물을 구성하는 재료이며 현상계의 작용을 말한다. 형이하(形而下)의 그릇이며 동시에 사물을 생성하는 도구이다. 물론 ‘기’에 대한 해석의 다양성으로 인해 ‘기’를 서양 철학에서 말하는 개별자와 같은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현상계에서 감각할 수 있는 개별적인 것으로 개별자에 가깝다고 말할 수 있다.
주희는 ‘이’가 사물보다 앞서서 존재하며 ‘이’는 사물 위에 존재한다고 말하였다. 이러한 주희의 주장은 보편자가 개별자에 앞선다는 서양의 실재론과 통한다고 볼 수 있다. 성리학을 받아들인 조선의 학자들 또한 보편자와 개별자의 문제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였다. 퇴계는 ‘이’를 하나의 살아 있는 것이라고 보고, ‘이’가 능히 발동(운동)하는 존재로서 지묘한 작용이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이’와 ‘기’가 상호 발동 혹은 발현한다는 ‘호발설’을 주장하였다. 주희와 퇴계의 주장은 모두 보편자를 중시하는 실재론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율곡은 ‘이’가 현실 세계에서 항상 ‘기’와 더불어 실제로 존재한다고 주장함으로써 오히려 아벨라르두스와 더 가까운 주장을 하였다.
㉠보편자와 개별자에 대한 관심은 중세에 활발하게 전개되었다가 근세 철학의 발전과 더불어 시들어졌다. 이는 서양 근세 철학이 신의 영향에서 벗어나 경험과 합리를 바탕으로 전개되었기 때문이다. 한편, 중국의 이기론은 남송 주희 시대 이후 꾸준한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가 명대 양명학과 청대 고증학의 도전을 받으며 조금씩 사라져 갔다. 이처럼 동서 철학사에서 이 문제에 대한 관심은 조금씩 사라졌지만 보편자와 개별자에 대한 탐구의 의미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보편 논쟁은 인간 지성의 활동을 형이상학적인 철학에서 경험 과학으로 옮겨 가도록 하는 데 큰 영향을 주었고, 개인과 사회에 대한 수많은 철학적 논의의 기초가 되었다.
[해설]
보편 논쟁
{해제}
이 글은 중세 동서양이 특별한 교류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사유 체계를 발전시켜 왔음을 밝힌 글로, 중세 서양 철학의 ‘보편 논쟁’과 중세 중국 철학의 ‘이기론 논쟁’을 중심으로 논의를 전개하고 있다. 서양에서 보편자와 개별자에 대한 관심은 중세에 활발하게 전개되었다가 근세 철학의 발전과 더불어 시들어졌는데, 이것은 남송의 이기론이 명대 양명학과 청대 고증학의 도전 속에서 조금씩 사라져 간 것과 유사한 경향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인간 지성의 활동을 형이상학적인 철학에서 경험 과학으로 옮겨 가도록 하는 데 큰 영향을 주었고, 개인과 사회에 대한 수많은 철학적 논의의 기초를 마련한 보편 논쟁의 의의를 함께 조명하고 있다.
{주제}
보편 논쟁을 중심으로 본 동서양 철학의 유사성
{구성}
1문단: 철학사의 발전 과정에 등장한 동서양의 유사성
2문단: 이데아와 관련된 보편자 개념
3문단: 보편자를 둘러싼 실재론과 유명론의 논쟁
4문단: 신의 존재 증명과 관련된 서양의 보편 논쟁
5문단: 보편 논쟁과 유사한 중국의 이기 논쟁
6문단: 성리학에서 전개된 이기 논쟁
7문단: 수많은 철학적 논의의 기초가 된 동서양의 보편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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