찝찝한 변기 청소, 로봇에게 부탁해
세척은 물론 세균까지 박멸 가능…내년 시판 예정
이른바 3D 업종으로 불리는 더럽고, 어렵고, 위험한 일들은 앞으로 로봇이 도맡아서 처리해 줄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과 미국의 발명가들이 비슷한 시기에 화장실 청소를 전담하는 로봇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 손에 의해 이뤄지던 변기 청소가 로봇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 Chipchick
이스라엘의 종합매체인 ‘그레이프바인(Grapevine)’은 더 이상 사람이 세균으로 우글대는 화장실 청소용 솔을 만질 필요도 없고, 화학약품 냄새가 코를 찌르는 세제로 인해 얼굴을 찌푸려야 할 필요가 없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전하면서, 앞으로 이런 3D 관련 일들은 모두 로봇이 처리해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련 기사 링크)
세계 최초의 변기청소 전용 로봇 선보여
과거 중·고등학교 시절 선생님의 말을 잘 안 듣는 학생에게 내려지는 가장 엄중한 벌은 화장실 청소였다. 일이 힘들어서 라기보다는 화장실이라는 이미지가 보여주는 더러움과 지저분함 때문에 화장실 청소를 맡게 된 학생들은 울상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그런 벌이 학생에게 내려질 일은 없어 보인다. 화장실, 그것도 가장 꺼려하는 변기 청소만을 맡아줄 로봇이 이스라엘의 두 아마추어 과학자들에 의해서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니엘 토카레브(Daniel Tokarev)’와 ‘데이비드 알루시(David Alush)’라는 이름의 두 이스라엘 청년은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께름칙해 하는 변기 청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 최초의 화장실 청소 로봇인 ‘토이봇(Toibot)’을 개발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이스라엘의 엔지니어링 전문업체인 시스몹테크놀로지즈社와 제휴를 맺고 자신들이 구상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있는 중이다.
세계 최초로 개발된 변기청소용 로봇 ‘토이봇’ ⓒ Chipchick
제품 출시 전에 이들이 공개한 토이봇 영상을 살펴보면 변기 가장자리에 설치하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트랙과 세제를 분사하는 노즐 장치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용자가 버튼을 누르면 노즐 장치가 트랙을 따라 360도 회전하며 변기 안으로 세제를 자동으로 분사하면서 청소를 하도록 설계되었다는 것이 토카레브의 설명이다.
토카레브는 “토이봇은 그동안 사람의 손으로만 이루어져왔던 화장실 청소 시장을 겨냥한 로봇 제품”이라고 소개하며 “몇 년 전 TV를 보다가 순간적인 영감을 받아 이 같은 아이디어를 구상하게 되었다”라고 밝혔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5년 전 기술혁신에 관한 TV 프로그램을 같이 보던 알루시가 화장실을 다녀 온 뒤 갑자기 “방금 전에 보았던 TV 프로그램처럼 우리는 첨단시대를 살고 있지만, 어째서 변기 청소만은 과거와 똑같이 사람 손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이냐”라고 의문을 제기한 것이 발명의 계기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알루시의 말에 자극 받은 토카레브는 즉시 시장조사에 들어갔고, 실제로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변기 청소를 자동화하는 시설이나 청소로봇을 활용하는 곳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시스몹테크놀로지즈社의 발표에 따르면 토이봇은 현재 발명가를 위한 시제품 소개 사이트인 칩칙(Chipchick)에서 ‘변기 청소용 로봇’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고, 계획대로라면 내년 초에 79달러 이하 가격으로 선보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소는 물론 박테리아까지 박멸 가능해
이스라엘의 발명가들이 변기 청소 로봇인 토이봇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있던 즈음에, 공교롭게도 미국에서 비슷한 개념의 로봇이 개발되고 있었다. 스핀X(SpinX)라는 이름의 이 변기 청소용 로봇은 현재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서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다.
스핀X의 외관은 일반적인 변기 커버처럼 보이고, 커버를 열더라도 비데처럼 보이도록 만들어졌다. 외관은 간단해 보이지만, 성능은 생각보다 강력하다는 것이 스핀X를 개발한 ‘힐라 벤 암람(Hila Ben Amram)’ 대표의 설명이다.
여성 발명가이자 창업자이기도 한 암람 대표는 “기존 변기 커버와 시트를 스핀X로 교체한 뒤, 평소대로 변기를 사용하다가 청소할 때가 되면 커버를 닫고 버튼을 누르면 청소가 시작된다”라고 설명했다.
청소가 시작되면 스핀X의 내부 센서가 변기 안쪽 모양을 스캔한 후 브러시가 달린 로봇 팔이 회전하며 브러시로 변기 안쪽을 닦아 낸다. 그리고 세제와 물이 분사하면서 변기 안 쪽에 묻어 있는 이물질들을 걷어 내고 이 과정에서 변기 안쪽의 박테리아를 99.9%까지 제거할 수 있다.
스핀X는 덮개 부분에서 로봇팔이 내려와 변기를 청소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었다 ⓒ SpinX
스핀X의 청소 및 세정 기능을 담당하는 장치들은 모두 덮개에 모여 있는데, 이 장치들은 청소용 솔과 이물질 및 세균을 제거하는 세정제, 그리고 물을 분사하는 구멍과 청소가 끝난 후 물기를 말려주는 에어홀(air hole)로 구성되어 있다.
암람 대표는 “버튼을 눌러 스핀X가 작동되면 우선 물과 세정제를 변기 내부와 시트에 강하게 분사하여 세척한 다음, 솔이 달린 로봇팔이 덮개에서 내려와 변기의 안쪽은 물론 물이 빠져 나가는 통로까지 구석구석 닦아낸다”라고 설명하며 “마지막으로 에어홀에서 나오는 공기로 건조를 하게 되는데, 이 청소 과정은 불과 90초 만에 끝이 난다”라고 밝혔다.
그녀의 설명에 따르면 스핀X는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에 소개되자마자 순식간에 목표액을 달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그녀의 바람대로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상품화가 가능하려면 몇 가지 기술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킥스타터에 올라온 투자자들의 요구사항을 살펴보면 비데와 같이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을 가장 많이 지적하고 있다. 비데를 사용한 후 청소를 하려면 덮개를 그때마다 바꿔줘야 하는데 이만저만 불편한 사항이 아니다. 또한 상시 정원이 아닌 배터리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으로 거론되고 있다.
글_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출처_ 사이언스올 사이언스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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