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와 은둔의 지상낙원’이라 불려온 라오스. 아침 태양이 떠오르면 푸른 산맥들이 장엄하게 일어서고 신비로운 풍경이 빛으로 깨어난다. 맑은 강물과 울창한 숲은 라오스의 보물이다. 참혹한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의 아픔을 겪고도 야생자연이 간직한 소생과 치유의 힘으로 ‘라오스의 미소’를 잃지 않을 수 있었다. 50여 개 부족이 고유의 전통을 지켜가는 이 땅에서 지도에도 없는 마을들을 찾아 다른 눈길로 담아낸 박노해의 사진들. 가파른 화전밭의 농부들은 인류를 먹여 살릴 한 뼘의 농지를 넓혀가고, 메콩 강의 아이들은 손수 만든 뗏목을 타고 헤엄치며 놀고,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산간 마을 주민들은 나무를 조립해 낭비도 파괴도 없는 수력발전기를 창조해내고, 고산족 할머니들은 토착의 지혜와 이야기를 전승한다. 누구 하나 쓸모없는 존재란 없는 곳. “돈으로 ‘사는 능력’보다 스스로 ‘하는 능력’이 큰 사람들, 평범한 일상을 선물의 순간으로 만들어내는 사람들, ‘이만하면 넉넉하다’고 감사하며 나눌 줄 아는 사람들”(박노해) 그 강인하고 다정한 삶 속으로 떠나보자.
박노해 사진전 <라오스의 아침>展
전시 장소 : 라 카페 갤러리 (서울 종로구 백석동1가길 19)
전시 기간 : 2018년 2월 28일까지. 매주 목요일 휴무.
* 설 연휴에는 설날을 제외하고 2/15(목), 2/17(토) 오픈
관람 시간 : 오전 11시 - 오후 10시
관람료 : 무료
문의 전화 : 02-379-1975
오시는 길 : 경복궁역 3번 출구 버스정류장에서
7022·7212·1020 버스 '부암동 주민센터' 하차
똑같아지는 세상에서 다른 꿈을
Boun Neua, Phongsali, Laos, 2011.
수백 년 푸른 숲을 이루다 베어 쓰러져
마지막 사명을 다 한 거대한 티크나무는
아이들에게 자신의 등을 내어주며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만 같다.
나무에도 저마다의 나이테와 결이 있듯
인생의 행복은 하나뿐인 길이 아니라고.
나만의 길에는 비교도 경쟁도 필요 없다고.
똑같아지는 세상에서 다른 꿈을 꾸면서
서로 손잡고 용기 내어 달려가라고.
아카족 마을의 햇살 학교
Akha Phixor village, Ban Phapoun Mai, Phongsali, Laos, 2011.
지도에도 없는 깊은 산 위의 아카족 마을.
마을에 하나뿐인 학교는 교실 한 칸,
선생님은 아이를 업은 동네 이모다.
고운 전통 의상을 차려입은 아이들이
아빠들이 짜준 책상에 앉아 재잘재잘 떠들다
하나뿐인 책을 펴고 공부 삼매경에 빠져든다.
누가 공부 잘하냐고 묻자 서로 어리둥절하다가
“다 잘하는데요. 이 친구는 셈을 잘하고요
저 오빤 나무 타고 과일을 잘 따고요
얜 물고기를 잘 잡고요 전 노래를 잘해요.
아참, 저 이쁜 언니는 최고의 날라리래요.”
강물이 흘러가면 우리는 살아간다
River Nam Boun, Boun Neua, Phongsali, Laos, 2011.
라오스의 보물은 맑은 강물과 울창한 숲이다.
참혹한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의 아픔을 겪고도
야생의 자연이 간직한 소생과 치유의 힘으로
‘라오스의 미소’를 잃지 않을 수 있었다.
오늘도 라오스의 강물은 푸른 산을 담고 흐른다.
해와 별과 새소리와 농부와 아이들을 품고 흐른다.
흐르며 씻어주고 길러주고 밥이 되고 꽃피우는 강.
물장구치던 아이들의 꿈속까지 흘러 들어가
그치지 않는 사랑의 노래로 흐르는 강.
강물이 흘러가면 우리는 살아간다.
아침 안갯속의 라오스 여인
Pakmong, Luang Prabang, Laos, 2011.
대지의 하얀 숨결 속에 초록이 눈부신 날.
비와 별과 바람과 태양이 길러준
대지의 선물을 허리 숙여 거둔다.
우리는 태양을 직접 바라볼 수 없다.
태양으로 길러지고 빛나는 것으로만 확인할 뿐.
사랑 또한 볼 수 없고 단지 느낄 수 있을 뿐이다.
그 사랑으로 나는 ‘덕분에’ 살려지고 있으니.
별은 너에게로
Akha Phixor village, Ban Phapoun Mai, Phongsali, Laos, 2011.
어두운 길을 걷다가
빛나는 별 하나 없다고 절망하지 말아라.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도달하지 않았다.
구름 때문이 아니다. 불운 때문이 아니다.
지금까지 네가 본 별들은
수억 광년 전에 출발한 빛.
가장 빛나는 별은 지금
간절하게 길을 찾는 너에게로
빛의 속도로 달려오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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