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대 미인대회 모두 흑인 여성 차지

흑인 여성들이 한때 출전조차 할 수 없었던 미국의 3대 미인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흑인 여성들이 '미스USA', '미스아메리카', '미스 틴 USA' 등 3대 미인대회에서 각각 우승을 차지한 적은 있지만, 3개 대회를 한꺼번에 독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월7일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은 지난 2일 열린 '2019 미스USA'에서 흑인 여성인 체슬리 크리스트(Cheslie Kryst·28)가 우승했다고 보도했다. 올 4월 '2019 미스 틴 USA'와 작년 9월 열린 '2019 미스아메리카'에서 흑인 여성인 캐일리 개리스(Kaliegh Garris·18)와 니아 프랭클린(Nia Franklin·25)이 각각 1위를 차지한데 이은 것이다.

왼쪽부터 미스USA 우승자 체슬리 크리스트, 미스 틴 USA 우승자 캐일리 개리스, 미스아메리카 우승자 니아 프랭클린. /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뉴욕타임스는 "미국인들의 미(美)에 대한 관점이 인종주의와 '성적 고정관념'으로 훼손됐던 과거로부터 얼마나 많이 진화돼왔는지를 보여주는 강력한 상징"이라고 분석했다.

1940년대까지 미스 아메리카 대회는 유색 인종 여성들을 철저히 배척했다. 출전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1983년 흑인 여배우인 배네사 윌리엄스가 흑인 여성으로는 첫 우승을 차지했지만 과거 누드사진 논란이 불거져 우승을 박탈당했다. 미스 USA와 미스 틴 USA에서는 각각 1990년과 1991년에 흑인 여성이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미스USA 우승을 차지한 체슬리 크리스트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출신 변호사다. 재소자들에 무료 법률 봉사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인대회 우승자들은 유색인종으로서 받았던 차별을 시상대에서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미스아메리카 우승자 니아 프랭클린은 "어린 시절 인종차별적인 욕설과 아프리카로 돌아가라는 모욕을 겪었다"며 "인종차별적 경험이 나의 일부가 됐지만, 그것이 나를 멈추지는 못했다. 나는 강인함과 자부심, 우아함으로 이 미스 아메리카를 헤쳐나갔다"고 말했다.

2020년 대선 도전에 나선 민주당 소속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이들 3명의 이름을 언급하며, "여러분은 여러분의 방식으로 자신의 길을 만들어낸 개척자"라고 말했다.

글 jobsN 김성민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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