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P국어문제연구소

백수(白首)에 산수 구경 늦은 줄 알지마는 평생 품은 뜻을 이루고야 말리라 여겨 병자년 봄에 봄옷을 새로 입고 죽장망혜(竹杖芒鞋)로 노계 깊은 골에 마침내 찾아오니 제일강산(第一江山)이 임자 없이 버려져 있네 예로부터 은사 처사 많이도 있지마는 천지가 감췄다가 나를 주려 남겼도다 [B] (중략) 하물며 태평 시대에 버려진 몸이 할 일이 아주 없어 세간명리(世間名利)는 뜬구름 본 듯하고 아무런 욕심 없이 탈속의 마음만 품고서 [C] 이내 생애를 산수에 깃들인 채 길고 긴 봄날에 낚싯대 비껴 쥐고 칡두건 베옷으로 낚시터 건너오니 산의 비 잠깐 개고 햇볕이 쬐는데 맑은 바람 더디 오니 고요한 수면이 더욱 밝다 검은 돌이 다 보이니 고기 수를 세겠노라 고기도 낯이 익어 놀랄 줄 모르니 차마 어찌 낚겠는가 (가사..

내신, 모의고사 관련 문학 지문 해설, 변형 문제 2023. 7. 24. 08:21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몇 달 후 왕비는 공주를 낳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공주는 굴뚝에서 빼내 온 아이처럼 온몸이 새까맸다. 시녀들은 어쩔 줄 몰라 비명을 질렀지만 왕비만은 그 새까만 공주를 품에 안으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어머니가 없어도 흑설 공주는 무럭무럭 자라났다. 하지만 공주를 사랑해 주는 사람은 이 세상에 한 사람도 없었다. 아버지인 왕마저 공주를 볼 때마다 한숨을 푹푹 쉬었다. “어허, 어째서 백설 공주의 딸이 흑설 공주가 되었단 말인가? 비록 내 딸이지만 사랑스럽지가 않구나.” (나) 궁궐의 시녀조차도 흑설 공주 앞에서는 자신의 하얀 피부를 뽐내며 공주를 무시하기 일쑤였다. 그래서 흑설 공주는 언제나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곳만을 찾아다녔다. 아무도 책을 읽는 사람..

내신, 모의고사 관련 문학 지문 해설, 변형 문제 2023. 7. 15. 07:59

매운 계절(季節)의 채찍에 갈겨 마침내 북방(北方)으로 휩쓸려 오다. 하늘도 그만 지쳐 끝난 고원(高原) 서릿발 칼날진 그 위에 서다 이육사, 「절정」 해제: 이 시는 견디기 어려운 극한의 상황에서 오히려 그것에서 한 발 물러나 정신적인 여유와 달관의 경지를 획득하고 새로운 의지와 신념을 다짐하는 화자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즉 견디기 힘든 시련의 상황을 아름답고 황홀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화자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이 시는 한시의 전통적 구성법인 기승전결 방식으로 시상을 전개하고 있다. 언어에 있어서도 고도의 절제와 압축된 언어를 통해 주제 의식을 구현하고 있다. 구성: 1연: 현실적 한계 상황--수평적(기) 2연: 현실적 한계 상황--수직적(승) 3연: 극한 상황에서의 화자의 심리(전) 4연:..

내신, 모의고사 관련 문학 지문 해설, 변형 문제 2023. 7. 13. 08:37

[1~4]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만년(萬年)을 싸늘한 바위를 안고도 뜨거운 가슴을 어찌하리야 어둠에 창백한 꽃송이마다 깨물어 피터진 입을 맞추어 마지막 한방울 피마저 불어 넣고 해돋는 아침에 죽어가리야 사랑하는 것 사랑하는 모든 것 다 잃고라도 흰뼈가 되는 먼 훗날까지 그 뼈가 부활하여 다시 죽을 날까지 거룩한 일월(日月)의 눈부신 모습 임의 손길 앞에 나는 울어라. - 생 략 - 현대시 - (가) 조지훈, ‘맹세’ 지문해설 : (가)는 임에 대한 영원한 사랑에 대한 다짐을 노래하고 있는 작품이다. 화자에게 임은 ‘일월’처럼 ‘거룩한’ 존재로 절대적 사랑의 대상이다. 따라서 ‘만년을 싸늘한 바위를 안고도’ 뜨겁게 사랑할 수 있고, ‘흰뼈가 되’었지만 부활 때까지, 또 ‘붉은 마음이 숯..

내신, 모의고사 관련 문학 지문 해설, 변형 문제 2023. 6. 24. 06:48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202306, 고3) [앞부분 줄거리]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귀향한 정일은 용팔에게 재산 상속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다. 아버지가 아직도 지키고 있는 그의 재산을 넘겨다보는 듯한 용팔이가 따지는 산판알이 거침없이 한 자리씩 올라가는 것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는 자신을 의식하며 보고 있을 때, 이렇게 대강만 놓아도, 하고 산판을 밀어 놓으며 쳐다보는 용팔의 눈과 마주치게 되자 정일이는 흠칫 놀라게 되는 자신의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깨달았다. ⓐ여기 대한 상속세만 해도 큰돈인데 안 물고 할 수 있는 이것은 제 말씀대로 하시지요. 이렇게 결정적으로 말하는 용팔이는 정일이의 앞에 위임장을 내놓으며 도장을 치라고 하였다. 정일이는 더욱 불쾌하여졌다. 잠이 부족한 신경 ..

내신, 모의고사 관련 문학 지문 해설, 변형 문제 2023. 6. 24. 06:42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202306, 고3) (가) ㉠평생에 원하느니 다만 충효뿐이로다 이 두 일 말면 금수(禽獸)나 다르리야 마음에 하고자 하여 ㉡십재 황황(十載遑遑)*하노라 비록 못 이뤄도 임천(林泉)이 좋으니라 무심 어조(魚鳥)는 절로 한가하였나니 조만간 세상일 잊고 너를 좇으려 하노라 출(出)하면 치군택민* 처(處)하면 조월경운* 명철 군자는 이것을 즐기나니 하물며 부귀 위기라 가난하게 살리로다 날이 저물거늘 도무지 할 일 없어 소나무 문을 닫고 달 아래 누웠으니 세상에 티끌 마음이 일호말(一毫末)도 없다 성현의 가신 길이 ㉢만고(萬古)에 한가지라 은(隱)커나 현(見)커나 도(道)가 어찌 다르리 한가지 길이오 다르지 않으니 아무 덴들 어떠리 강가에 누워서 강물 보는 뜻은 세월이 빠르..

내신, 모의고사 관련 문학 지문 해설, 변형 문제 2023. 6. 23. 18:55

몇 칸의 집을 수선하려 함에, 아내가 취서사로 들어가 겨릅*을 구해 오길 권하였다. 유택은 안 된다고 하고, 유평은 해 보자고 하는데, 나도 스스로 생각해 보니, 절은 기와를 쓰기에 겨릅은 그다지 아끼는 것이 아니고, 다만 민간의 요구와 요청에 응하는 것이기에, 이를 요구하더라도 의리를 심히 해치지 않을 듯하였다. 그래서 다시 의견을 널리 구해보지 않았다. 마침 처숙부 상사공이 약을 지으려고 취서사로 가게 되었는데, 내가 가고자 함을 알고 따르게 하였다. 대개 공 또한 안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이윽고 취서사에 도착하니 근방 마을에서 모여든 자가 거의 승려들 수와 맞먹었는데, 모두 겨릅 때문에 온 자들이었다. 좌우에서 낚아채 가며 많이 가지려 다투고, 시끌벅적하게 뒤섞여 밟아 대어 곧 시장판..

내신, 모의고사 관련 문학 지문 해설, 변형 문제 2023. 6. 22. 06:04

(다) 기다리는 엿장수는 오지 않았다. 벌써 보름째 나타나지 않는 엿장수의 리어카를 기다리느라 조바심이 난 아이들은 오리처럼 목이 길어졌다. 마당에서 자치기를 하다가도 담 너머로 슬쩍슬쩍 눈을 돌렸고, 꼴을 베다가도 동구 밖을 자주 힐끔거렸다. 여름날, 대청마루에서 낮잠을 자고 있노라면 꿈속에서도 엿장수의 가위 소리가 귓전을 울리곤 했다. 엿장수의 그 넓적한 가위는 엿을 알맞게 나누는 도구인 동시에 그 소리로 엿장수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훌륭한 홍보 수단이었다. 노련한 엿장수일수록 엿가위에 신명 난 장단을 넣어 아이들의 귀를 길쭉하게 만들었다. 고요한 마을에 엿장수의 ㉢가위 소리가 멀리서 찰칵거리기 시작하면 아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가위 소리가 나는 쪽을 향해 뛰었다. 한쪽 발에만 신을 꿰어 신고 뛰어..

내신, 모의고사 관련 문학 지문 해설, 변형 문제 2023. 6. 20. 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