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P국어문제연구소

누이야 가을 산 그리메*에 빠진 ㉡눈썹 두어 낱을 지금도 살아서 보는가 정정(淨淨)한 눈물 돌로 눌러 죽이고 그 눈물 끝을 따라가면 즈믄 밤의 강이 일어서던 것을 그 강물 깊이깊이 가라앉은 고뇌의 말씀들 돌로 살아서 반짝여 오던 것을 더러는 물속에서 튀는 물고기같이 살아오던 것을 그리고 산다화 한 가지 꺾어 스스럼없이 건네이던 것을 누이야 지금도 살아서 보는가 가을 산 그리메에 빠져 떠돌던, 그 눈썹 두어 낱을 기러기가 송수권, 「산문에 기대어」 {해제} 이 시는 누이가 죽은 후에 쓴 시로, 제목의 ‘산문’은 사찰의 문을 나타내면서 이승과 저승을 구분하는 문을 나타내는 의미도 함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누이의 죽음으로 삶과 죽음이 나뉜 상황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이 시는 죽은 누이를 거듭 부름으로써..

내신, 모의고사 관련 문학 지문 해설, 변형 문제 2023. 5. 30. 08:36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앞부분 줄거리] 원나라 때, 혼약을 맺은 유문성과 이춘영은 간신 달목에 의해 온갖 시련을 겪게 되고 일광도사를 만나 병법과 도술을 익혀 장수가 된다. 이때 달목이 황제를 내치고 스스로 황제 달황이 되니, 민심이 들끓게 되고 주원장이 건국의 뜻을 품고 장수 유기와 난을 일으켜 진군한다. 주원장, 유기와 형제의 의를 맺은 유문성과 이장(남장을 한 이춘영)은 각각 원수, 도독이 되어 달목의 부하인 장발과 전투를 벌인다. 날이 저물어 황혼이 되니, 유기는 기력이 쇠진하고, 장발은 조금도 쇠진치 아니하여, 유기의 형세 만분 위태하여 돌아오고자 하나, 만일 잠시 실수하면 생명이 경각에 있는지라, 가만히 기문법을 베풀어 몸을 구름 속에 감추어 혼백을 풍백에 붙이고 성세를 수기에..

내신, 모의고사 관련 문학 지문 해설, 변형 문제 2023. 5. 29. 06:34

가마우지새는 벼랑에서만 살고 동박새는 동백꽃에서만 삽니다. 유리새는 고여 있는 물은 먹지 않고 무소새는 둥지를 소유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새들은 날아오릅니다. 새들은 고소 공포증도 폐쇄 공포증도 없습니다. 천양희, ‘외길’ 이 시는 ‘새’의 존재 방식과 같이, 자신이 선택한 오롯한 삶의 길을 지키며 살아가고자 하는 시인의 삶의 자세가 형상화된 작품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삶의 방식과 복잡한 영향 관계를 물리치고 자신이 선택한 삶의 길을 고수하며 살아가려는 시인의 태도는 시인 자신의 실존적인 삶을 지켜내려는 의지이기도 하다. 이 작품에서는 이러한 시인의 의지를 드러내기 위해 새들의 다양한 삶의 방식을 열거하며 시상을 전개한다(1~4행). 나열된 새들은 새의 이름을 통해 짐작해 볼 수 있듯이 저마다 독..

내신, 모의고사 관련 문학 지문 해설, 변형 문제 2023. 5. 27. 09:16

어이 못 오던가, 무슨 일노 못 오던가. 너 오는 길에 무쇠 성(成)을 싸고 성(成) 안에 담 싸고 담 안에 집을 짓고 집 안에 두지 노코 두지 안에 궤(櫃)를 짜고 그 안에 너를 필자형(必字形)으로 결박(結縛)하여 너코 쌍배목(雙排目) 외걸쇠 금(金)거북 자물쇠로 슈긔슈긔 잠가 잇더냐. 네 어이 그리 아니 오더니, 한 해도 열두 달이오, 한 달 셜흔 날의 날 와 볼 하루 업스랴. - 작자 미상 해제 : 오지 않는 임에 대한 그리움과 야속한 마음을 원망조로 노래하고 있는 작품이다. 특히, 중장에 ‘무쇠 성, 담, 집, 뒤주, 궤, 자물쇠’ 등 임이 오는 길을 막는 장애물들이 연쇄적으로 열거되고 있는데, 이는 생동감과 해학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다. 그리하여 과장된 연쇄적 표현이 주는 해학성(중장)과 책망에 ..

내신, 모의고사 관련 문학 지문 해설, 변형 문제 2023. 5. 24. 07:50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202304, 고3) 술이 알맞게 되었을 때, 청년 신사는 노래를 중지시키고, 예의 청산유수식 구변을 토하기 시작했다. ―농촌 경제가 어떠니, 구태의연한 영농방법을 버리고 근대화를 해야 되느니,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국민들의 비상한 각오가 필요하느니, 또 도시에 주택단지 공업단지가 서듯이 농촌에는 식량단지, 채소단지, 심지어 돼지단지까지 있어야 하느니 등, 그야말로 먼 앞날을 내다보는 ⓐ유익한 얘기들이 꼬리를 물 듯 계속되었다. [A] 옛날에는 권업계 서기요 지금은 산업계 서기들이 하는 말을 수타 들어왔기 때문에, 허 생원도 대강 짐작은 갔었지만, 결국 귀에 남는 것은 무슨 단지 단지 하는 새로운 말뿐이고, 청년이 말하는 보다 우선 코앞에 다가 있는 가 더 절박했다...

내신, 모의고사 관련 문학 지문 해설, 변형 문제 2023. 5. 20. 08:25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부패해가는 마음 안의 거대한 저수지를 나는 발효시키려 한다 나는 충분히 썩으면서 살아왔다 묵은 관료들은 숙변을 내게 들이부었고 나는 낮은 자로서 치욕을 나의 것으로 받아들였다 이 땅에서 냄새나지 않는 자가 누구인가 수렁 바닥에서 멍든 얼굴이 썩고 있을 때나 흐린 물 위로 떠오를 때에도 나는 침묵했고 그 슬픔을 나의 것으로 받아들였다 나는 한때 이미 죽었거나 독약 먹이는 세월에 쓸개가 병든 자로서 울부짖음 대신 쓴 거품을 내뿜었을 뿐이다 문제는 스스로 마음에 뚜껑을 덮고 오물을 거부할수록 오물들이 더 불어났다는 사실이다 뒤늦게 나는 그 뚜껑이 성긴 그물이었음을 깨닫는다 물왕저수지라는 팻말이 ⓐ내 마음의 한 변두리에 꽂혀 있다 나는 그 저수지를 본 적이 없다 긴 가문 날..

내신, 모의고사 관련 문학 지문 해설, 변형 문제 2023. 5. 18. 06:26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행랑채가 퇴락하여 지탱할 수 없게끔 된 것이 세 칸이었다. 나는 마지못하여 이를 모두 수리하였다. 그중의 ㉠두 칸은 앞서 장마에 비가 샌 지가 오래되었으나, 나는 그것을 알면서도 이럴까 저럴까 망설이다가 손을 대지 못했고, 나머지 ㉡한 칸은 비를 한 번 맞고 샜던 것이라 서둘러 기와를 갈았다. 그런데 이번에 수리하려고 보니, 비가 샌지 오래된 것은 그 서까래, 추녀. 기둥, 들보가 모두 썩어서 못 쓰게 되었던 까닭으로 수리비가 엄청나게 들었고, 한 번밖에 비를 맞지 않았던 한 칸의 재목들은 완전하여 다시 쓸 수 있었던 까닭으로 그 비용이 많지 않았다. 나는 이에 느낀 것이 있었다. ㉢사람의 몸도 마찬가지라는 사실이다. 잘못을 알고서도 바로 고치지 않으면 곧 그 자신이..

내신, 모의고사 관련 문학 지문 해설, 변형 문제 2023. 5. 15. 08:10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아들아. 이제야 너에게 하는 얘기지만, 어릴 때 나는 학교 다니기 참 싫었단다. 그러니까 꼭 너만 했을 때부터 그랬던 것 같구나. 사람들은 아빠가 지금은 소설을 쓰는 사람이니까 저 사람은 어릴 때 참 착실하게 공부를 했겠구나, 생각할지 모르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단다. 초등학교 때부터 아빠는 가끔씩 학교를 빼먹었단다. 집에서 학교까지 5리쯤 산길을 걸어가야 하는데, 학교를 가다 말고 그냥 산에서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온 날도 있었단다. (나) 나는 어머니가 내주는 가방을 도로 받았다. “너는 뒤따라오너라.” 거기에서부터는 이슬받이였다. 사람 하나 겨우 다닐 좁은 산길 양 옆으로 풀잎이 우거져 길 한가운데로 늘어져 있었다. 아침이면 풀잎마다 이슬방울이 조록조록 ..

내신, 모의고사 관련 문학 지문 해설, 변형 문제 2023. 5. 1. 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