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무기력한 젊은이의 모습은 그들만의 문제일까요?

사회, 문화 정보

by 배추왕 2018. 9. 27. 09:57

본문

728x90

  ‘모두들 좋은 말만 한다.’
  사실, 좀 불편했습니다. 책 제목도 그렇지만, 뭔가 진실을 마주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 한편으로 직설적인 현실 진단에 직면하는 것이 마냥 편할 수만은 없기 때문입니다. ‘부조리한 사회에서 생존한다는 것은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삶의 한 측면이기도 하니까요. 이번 진로 명저는 개인과 사회에 대한 성찰을 담았습니다.


바보 어른으로 성장하기 (폴 굿맨 著, 글항아리, 2017)


  《바보 어른으로 성장하기(원제:GROWING UP ABSURD)1960년 미국에서 출간됐습니다. 저자 폴 굿맨은 미국의 사회비평가이자 심리학자, 소설가였죠. 이 책은 굿맨의 대표 저서였는데, 출간되자마자 문제작으로 베스트셀러가 됐습니다. 미국 젊은이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었다고 해요. 이 책의 성공으로 굿맨은 미국에서 가장 신랄하고 독특한 비평가로 자리매김하게 됐다는군요무엇이 젊은이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을까요. 저자는 캐나다 온타리오 주 해밀턴 외곽의 해변에서 대여섯 명의 젊은이와 대화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젊은이들은 한결같이 말하죠. “하고 싶은 일이 하나도 없다라고. 그들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직업이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계기입니다.
 
  폴 굿맨은 비트 세대에 주목했습니다. 1950년대 전후 미국의 물질적인 풍요 속에서 보수화된 기성 질서에 반발해 저항적인 문화와 기행을 추구했던 젊은 세대. 이들은 출세나 교육, 도덕과 같은 전통적인 개념에 도전했고 중산층의 라이프스타일에 매우 적대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허무주의에 빠지기도 했고 동방적인 신비주의, 재즈, , 문학, 약물 등에 집착하죠. 젊은이들이 체념이 팽배한 사회적 환경에 놓였다고 저자는 진단합니다.


젊은이들은 사회를 폐쇄된 방이라고 생각하고 그곳에는 가치가 존재하지 않으며, 그들이 거부한 ‘쥐 경주’ 아니면 그들의 직감으로 생산할 수 있는 것만 존재한다.


  폴 굿맨의 주장은 신랄합니다. 현대적인 혁명이 계속 실패하거나 타협으로 인해 사회적 불평등이 드러났으며, 그 피해는 성장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된 젊은이들에게 가장 크게 돌아갔고, 앞으로도 그렇게 될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죠. 젊은이들의 성장을 방해하는 사회적 환경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고 강조합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거의 완전고용에 가까운 풍요의 시대를 맞은 1950년대 미국. 그 풍요로운 시대에도 청년들은 바보 어른으로 성장하고 있었다는 저자의 진단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져 주고 있을까요.
 
  사회학자 엄기호 씨는 이 책의 추천사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가장 큰 통찰은 현재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자본주의가 잘 안 돌아가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 자본주의가 잘 돌아갈 때도 비슷하게 생기는 문제임을 일깨워준다는 점이다.


  잠재력을 가진 똑똑하고 생기발랄한 아이들이 사회 속에서 자라면서 쓸모없고 냉소적인 두 발 달린 동물로 변한다든가, 조직화된 시스템에 갇혀 체념하는 모습은 1960년대 미국이나 지금의 한국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무기력한 젊은이의 모습은 그들만의 문제일까요. 그렇지 않다는 것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젊은이들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좀 더 가치 있는 세상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합니다.


이상과 현실은 다르다. 바로 이것이 젊은이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의 원인이다.
그러한 불균형을 해소하는 것이 우리의 일이다.


  폴 굿맨은 청소년의 진로 고민은 사회적 혁명을 이뤄내지 않고서는 해결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만, 우선은 진심 어린 관심이 더 필요한 것 같습니다. “누군가에는 너무나 중요한 문제들이 마치 있지도 않은 것처럼 취급되는 사회에서 어른으로 제대로 성장하기는 어려운 일이라고 분석하고 있거든요. 청년 세대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죠.
 
  폴 굿맨은 비행 청소년 범죄, 그들의 반항, 혹은 조직 구성원으로 잘 살아가는 것 모두를 시스템(사회)에 대한 반응으로 파악하였습니다. 거의 모든 청년은 대안 없는 시스템을 참고 견디고 있다는 분석도 빼놓지 않습니다. 스스로를 흙 수저로 계급화하고, N포세대로 자신을 정의하는 우리의 모습도 겹쳐집니다비행 청소년에 대한 대책으로 어른들은 그들에게 소속감을 주고 그들을 사회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굿맨은 이런 통념을 뒤집습니다. 이렇게 다시 질문합니다. 이 사회는 소속감을 가지고 사회화할 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가?
 
  사회학자 엄기호 씨는 이런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현재 사람들이 무기력한 것은 생존에 실패했기 때문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채택한 전략이다. 무리수를 두며 무리하지 않더라도 생존할 수 있고, 동시에 목표를 가진 삶이 가능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이번 생은 망했어요라고 체념하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는 젊은이들. 무기력을 전략으로 선택했지만, 이 또한 사회를 포기하지 않고 살아내려는 그들의 몸부림은 아닐까요.
 
  폴 굿맨은 과학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달리 개개인은 제 손으로 할 줄 아는 게 없고, 시스템 속에서 목표라고는 돈 버는 일밖에 없는 바보가 되어간다고 일갈했습니다.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 애쓸 뿐 자신의 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 어렵다고 진단했죠. 폴 굿맨의 말처럼, ‘내가 살고 있는 사회는 내 것이다라는 의식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글_김 봉 억 에디터
출처_꿈트리 


728x90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