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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이상)_해설, 정리(2019학년도 수능특강 문학)

EBS 문학 해설, 변형 문제

by 배추왕 2018. 10. 31.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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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나체에 가깝게 벌거벗은 몸의 아이들.

길 복판에서 6, 7인의 아이들이 놀고 있다. 적발동부(赤髮銅膚)반나군(半裸群)이다. 그들의 혼탁한 안색,

관찰 대상. 빡빡 깎은 머리에 구릿빛 피부. ‘적발은 대머리를 뜻하는 독발(禿髮)’의 오기라는 견해도 있음.

흘린 콧물, 두른 베두렝이, 벗은 웃통만을 가지고는 그들의 성별(性別)조차 거의 분간할 수 없다.

어린아이가 입는 배만 겨우 둘러서 가리는 좁고 짧은 치마 모양의 옷.

그러나 그들은 여아가 아니면 남아요 남아가 아니면 여아인 결국에는 귀여운 5, 6세 내지 7, 8세의 아이

여아와 남아의 구분이 필요 없는.

임에는 틀림이 없다. 이 아이들이 여기 길 한복판을 선택하여 유희하고 있다.

즐겁게 놀며 장난하다.

돌멩이를 주워 온다. 여기는 사금파리도 벽돌 조각도 없다. 이 빠진 그릇을 여기 사람들은 버리지 않는다.

사기그릇의 깨어진 작은 조각. 시골 사람들.

그러고는 풀을 뜯어 온다. - 이처럼 평범한 것이 또 있을까. 그들에게 있어서는 초록빛의 물건이란 어떤

식물. 주변에 흔한 자연물.

것이고 간에 다시없이 심심한 것이다. 그러나 하는 수 없다. 곡식을 뜯는 것도 금제(禁制)니까 풀 밖에 없다

어떤 행위를 하지 못하게 말림.

돌멩이로 풀을 짓찧는다. 푸르스레한 물이 돌에 가 염색된다. 그러면 그 돌과 그 풀은 팽개치고 또 다른 풀과 돌멩이를 가져다가 똑같은 짓을 반복한다. 10분 동안이나 아무 말도 없이 잠자코 이렇게 놀아 본다.

아이들이 풀 찧는 놀이에 몰두함.

10분 만이면 권태가 온다. 풀도 싱겁고 돌도 싱겁다. 그러면 그 외에 무엇이 있나? 없다.

아이들이 놀이에 실증이 남. 문답법. 아이들의 놀이가 단순함.

자연물(, )을 가지고 놀이를 하다가 권태를 느끼는 아이들



갈 래 : 수필, 경수필

성 격 : 지적, 사변적, 심리적, 초현실주의적

문 체 : 만연체, 우유체, 고백체

표 현 : 역설적, 심리적, 묘사적,

제 재 : 여름날 벽촌에서의 생활

주 제 : 농촌의 단조로운 풍경과 일상에서 느끼는 권태

작 가 : 이상

구 성 : 병렬식 구성

- 전반부에서는 '권태로운' 시골에서의 일상적인 하루 생활이 다분히 희화적으로 묘사된다. 그러나 후반부에서는 '권태'의 시간적 배경이 낮에서 밤으로 바뀌고, 밤의 분위기에 맞게 심각하고 절망적인 것으로 묘사된다.

 

특 징

일상적인 생활과 변화 없는 주변 환경 속에서 느끼는 심리 묘사가 뛰어남.

자연이나 대상이 드러내는 상태를 작자의 심리적·정신적 정서를 통하여 보여주고 있으며, 이를 비교하면서 작자의 세계를 형상화.

'권태'라는 제목처럼 일견 무의미한 현대인의 생활을 하루의 생활 반경과 시간 속에서 다각도로 표현함.

다양한 대상들을 바라보는 작가의 심리가 나열됨.

도시인의 시각에서 농촌의 권태로운 일상을 사실적으로 기록함.

위트와 유머를 동원하여 독자에게 경쾌한 웃음을 유발함.

아이들의 놀이과정에 대한 관찰을 바탕으로 비판적으로 서술함.

시간 흐름에 따른 추보식 구성 방식을 취함.

 

해 설

이 작품은 작가의 "산촌 여정(山村餘情)"과 함께 평남 성천(成川)에서의 생활을 바탕으로 쓴 수필이다. 작자 이상은 복잡하고 바쁜 도시 생활을 청산하고, 요양차 시골로 내려온 것이다. 그러나 그의 심리 상태가 곧바로 평정될 것은 아니다.

여름날 한 벽촌(僻村)의 권태로운 풍경과 일상에 대한 사실적인 관찰이 이 작품의 중심을 이루고 있고, 이 작품을 통해 우리는 작가의 자의식(自意識)과 내면 심리를 엿볼 수 있다.

이 작품은 원래 한낮에서 밤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기록한 것으로, 일곱 단락으로 짜여 있다. 제목 '권태'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작품은 생활 속에서 느끼는 권태가 핵심적 주제를 이룬다. 그러므로 작가가 마주치는 권태가 무엇무엇이고, 또 무엇 때문에 그것이 일어나는지를 검토하는 것이 이 작품을 올바로 감상하는 지름길이다.

글의 배경이 되는 산골은 문명의 혜택과는 완전히 단절된 장소이다. 이곳에서 지은이는 견딜 수 없는 권태감을 체험한다. 지은이는 '권태를 인식하는 신경마저 버리고 완전히 허탈해져 버리기'를 갈구한다. 겉으로 드러난 권태의 원인은 초록 일색의 풍경과 매일 이어지는 일상의 반복이지만 엄격히 말해 지은이의 권태감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무위'에 기인하고 '무위'는 당시의 암울한 시대 상황에 기인함을 알 수 있다. 구체적 삶의 목표를 상실한 일제 강점기 하에서 지식인들은 어떤 희망도 가질 수 없었다. 이것이 무위의 근본 원인이었으며, 무위는 무력한 지식인에게 불가피하게 권태감을 안겨준다.

어떤 희망도 가질 수 없다는 지은이의 좌절감은 '썩은 웅뎅이', '짖을 줄 모르는 벙어리 개' 같은 표현에 잘 나타나 있다.

문제는 지은이가 권태감에서 탈출할 수 있는 출구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은이가 그런 절망감을 드러내면서도 역설적 표현으로 독자의 웃음을 자아낸다. '나는 부득이 도 이긴다', '도적의 도심을 도적맞기 쉬운 지대', '밥상에는 마늘 장아지와 날된장과 풋고추조림이 관성의 법칙처럼 놓여 있다' 등의 표현을 통해 지은이는 권태감을 극적으로 표현하고 있지만 읽는 이는 독특한 역설의 미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작가 의식 및 구성

평남 성천의 어느 한 벽촌을 배경으로 여름날의 권태로운 시골 풍경의 관찰로 일관되어 있는 이 작품은 전위적 문학 활동을 통한 작자의 정신적 궤적의 한 단면을 드러내 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 여름 온통 초록색으로 덮인 단조로운 벌판의 풍경으로부터 작자의 절망은 시작되어, 낮잠 자기, 짓지 않는 개와 되새김질하는 소의 모습과 행위 자체를 귀찮은 것으로 거부하는 듯한 모든 사물에게서 느끼는 권태는 마침내 마을 아이들의 놀이를 보며 그 탈출구를 찾으려고 하고 있다. 모든 것이 다 싱거워졌을 때 '똥누기 놀이'라도 해서 권태를 벗어나려는 모습은 문화적인 불모성 속에서 온갖 기교 실험으로 근대적인 것을 찾고자 한 작자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러한 작자의 정신 상황은 작품의 표현에 있어서 심리적 내면의 표백과 그에 따른 주관적 사물 인식으로 나타난다. 한편 작품의 전개는 관찰된 내용의 무의식적 단편적 기술과도 같이 보이지만 치밀한 구성이 작자의 의도를 명확히 하기 위한 효과적 역할을 하고 있다. 하루 동안의 여정이 순서적으로 나열되면서 출발과 휴식, 완결이 정확한 구도로 이루어져 있다. 특이 이러한 구성의 전개는 작자의 심리적 분위기와 연결되어 그의 추구와 절망의 과정을 그래도 드러내고 있는 것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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