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동어미 화전가(미상)-해설, 정리(2019학년도 수능특강 문학)

 

천하‌만물이‌짝이‌있건만‌나는‌어찌‌짝이‌없나? 신세 한탄.

임 없이 혼자 지내는 외로움. 독수공방(獨守空房).

세상 모든 사물이 짝이 있건마는 나는 어찌 짝이 없는 것인가?

새소리‌들어도‌회심(灰心)하고‌꽃‌핀‌걸‌보아도‌비창하네. 통사 구조의 반복. 시각적, 청각적.

마음이 재와 같고. 감흥이 없음. 마음이 몹시 상하고 슬픔.

새소리를 들어도 임이 그립고, 꽃이 핀 모습을 보아도 몹시 슬픈데

애고‌답답‌내‌팔자야‌어찌하여야‌좋을거나.

운명에 대한 탄식.

아이고, 답답하구나! 내 팔자야, 어찌해야 좋을 것인가?

가자‌하니‌말‌아니오‌아니‌가고는‌어찌할꼬.

죽자고 하니. 죽지 않으면 임을 만날 수 없음. 임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

가자고 하니 말이 안 되고, 아니 가고 어찌할까?

⇒ 청춘과부인 화자의 남편에 대한 그리움

덴동어미‌듣다가‌썩‌나서며‌하는‌말이

 

덴동어미 말을 듣다가 불쑥 나서며 하는 말이

가지‌마오‌가지‌마오‌제발‌적선‌가지‌말게. AABA구조.

여기서는 죽음.

가지 마오, 가지 마오, 제발 적선 가지 말게.

팔자‌한탄‌없을까마는‌가단‌말이‌웬‌말이오?

 

팔자에 대한 한탄 없을까마는 죽는다는 말이 웬 말이오.

잘‌만나도‌내‌팔자요‌못‌만나도‌내‌팔자지. 통사 구조의 반복.

 

잘 만나도 내 팔자요, 못 만나도 내 팔자지,

백년해로도‌내‌팔자요‌십칠‌세‌청상도‌내‌팔자요.

부부가 되어 한평생을 사이좋게 지내고 즐겁게 함께 늙음. 청상 : 젊어서 남편을 잃고 홀로된 여자.

백년해로도 내 팔자요, 십칠 세에 청상과부 된 것도 내 팔자요.

팔자가‌좋을‌양이면‌십칠‌세에‌청상‌될까? 설의.

 

팔자가 좋은 양이면 십칠 세에 청상과부가 될까?

신명(身命)‌도망‌못‌할지라‌이내‌말을‌들어‌보소. ‌

자기의 신명, 곧 팔자로부터 도망을 침.

운명이나 팔자로부터 도망치지 못할 것이니 이 내 말을 들어 보소.

⇒ 젊은 과부에게 덴동어미가 조언함

(중략)

 

갈 래 : 규방 가사, 서사 가사, 장편 가사, 서민 가사, 화전가

성 격 : 서사적, 체험적, 회고적, 사실적

제 재 : 덴동어미의 기구한 사연

주 제 : 고단한 삶에 대한 운명 극복과 삶의 의지

특 징

① 화전가 속에 덴동어미의 인생 역정이 들어 있는 액자식 구성.

② 조선 후기 사회와 하층민의 생활상을 사실적으로 반영.

③ 가사의 소설화 경향이 잘 드러나는 작품.

④ 열거를 통해 자신의 처지를 나타냄.

⑤ 의문형 어미를 사용하여 화자의 정서를 강조함.

⑥ 대구법을 사용하여 운율감을 형성함.

⑦ 영탄법을 사용하여 화자의 정서를 표출함.

⑧ 화자가 청자에게 자신의 삶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시상이 전개됨.

⑨ AABA구조를 반복하여 사용함.

 

해 설

‘화전가’는 삼짇날을 전후하여 부녀자들이 화전놀이를 하며 지어 부른 노래이다. 이 작품은 화전놀이에서 청춘과부가 신세를 한탄하며 집으로 가려 하자 덴동어미가 나서서 개가를 거듭한 자신의 기구한 일생을 요약하고 삶의 방식과 태도에 대한 깨우침을 전하는데, 청춘과부가 이를 듣고 깨달음을 얻어 놀이에 합류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덴동어미는 임이방의 딸로서 16세에 예천 읍내의 장이방 집으로 시집갔으나 남편이 단오날에 그네를 뛰다가 떨어져 17세에 과부가 되었고 다시 상주 이승발의 후처로 개가했으나 과중한 징포로 인하여 도산하고 경주 군뇌집에 안팎 담살이를 하면서 수만금의 돈을 모아 월수를 놓았으나 괴질로 인하여 남편도 죽고 월수돈을 꾸어간 사람들도 모두 죽었기 때문에 빈털털이 과부가 되어 유랑하게 되었다. 다시 울산에서 옹기장사하는 노총각 황도령을 만나 결혼했으나 산사태로 남편을 잃고 말았다. 주위의 권유로 또다시 엿장수 홀아비 조서방과 결혼하여 만득애자를 얻었는데 별신굿에 팔 엿을 고다가 불이 나서 남편은 타죽고 아이는 불에 데어서 병신이 되었다. 하는 수 없이 덴동이를 업고 60이 다된 나이로 고향 순흥으로 돌아오게 되었다는 것이다.

4번이나 결혼을 해도 다시 과부 신세를 면할 수 없었던 구체적인 경험을 통하여 청상과부에게 운명과 상황에 순응해야 한다는 교훈을 제시함으로써 표면적으로는 운명론적 세계관을 드러내고 있으나 내면적으로는 자신의 회고담을 통하여 운명을 개척해 나가는 강인한 의지와 삶의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덴동어미의 일생담에는 조선조 말엽의 가혹한 징세와 지배층의 수탈상, 경제적 몰락으로 인한 유랑생활과 서민들의 궁핍한 생활상, 서민들의 개가의 자유스러움 등이 잘 드러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