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임의 죽음 암시. 죽은 임에 대한 미련.
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흩어진.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역설. 임의 죽음.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영탄, 반복.
영원한 사랑. 간절함. 임에 대한 그리움 강조.
⇒ 임의 부재에 대한 확인과 절규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 마디는
못다 한 사랑의 고백.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고백하지 못한 사랑에 대한 안타까움, 회한의 정서.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반복을 통한 그리움 강조.
⇒ 사랑을 고백하지 못한 회한
갈 래 : 자유시, 서정시
성 격 : 애상적, 격정적, 전통적, 민요적, 감상적
작 가 : 김소월
어 조 : 임의 죽음을 슬퍼하는 절규의 어조
주 제 : 임의 죽음에 대한 슬픔과 임에 대한 그리움
특 징
① 7.5조 3음보의 민요조 율격으로 운율 형성함.
② 고복 의식과 관련된 노래로 사별의 슬픔이 절절하게 묻어남.
③ 망부석 설화와 관련된 노래로 슬픔을 직설적으로 표현함.
④ 반복, 영탄을 통한 강렬한 어조로 임에 대한 그리움을 강조함.
⑤ 각 연의 시상을 연쇄적으로 연결함.
해 설
이 시는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상례의 한 절차인 ‘고복 의식(皐復儀式)’을 바탕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과 안타까움을 드러내고 있다. 제목인 ‘초혼(招魂)’은 ‘고복 의식’을 민간에서 부르는 명칭으로, 사람이 죽으면 그 직후에 북쪽을 향하여 죽은 사람의 이름을 세 번 불러 죽은 사람을 재생시키고자 하는 의지를 표현하는 의식이다. 이 시도 ‘고복 의식’과 관련지어 1연과 2연, 마지막 연에서 각각 죽은 사람을 부르고 있다. 이 시의 화자는 임과 사별한 후에 죽은 임을 애타게 부르며 임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을 표출하고 있다. 이러한 그리움은 사랑을 고백하지 못한 회한(悔恨)으로 인해 더욱 안타까운 심정으로 드러나고 있다. 특히 ‘붉은 해’가 ‘서산마루’에 걸린 해 질 무렵이라는 시간적 배경은 서글픈 분위기를 고조시키며, ‘떨어져 나가 앉은 산’, ‘하늘과 땅 사이’라는 죽은 임과의 거리감과 단절감은 화자의 절망감을 심화시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의 화자는 ‘선 채’로 ‘돌’이 되는 것을 불사할 정도의 굳은 각오로 끝까지 임을 향한 사랑의 절규를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애틋한 그리움의 정서를 드러내고 있다.
※ 망부석의 모티브
정읍사나 삼국사기에 나오는 박제상의 이야기, 옛날 전설 등에서 흔히 발견된다. 이 시에서 서정적 자아의 슬픔의 극한은 ‘돌’로 응축되어 나타난다. 돌아오지 않는 임을 기다리다 죽어 돌이 되었다는 망부석의 전통이 작용하고 있다. 돌은 임이 죽은 것을 절대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의지의 표현이자, 한편 임은 끝내 돌아와야 한다는 비원을 품은 한의 응결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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