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가 택배기사 과로사에 대해 머리를 숙였다.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재발 방지책 시행을 약속했다.
조선DB
박 대표는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망한 택배기사 유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도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10월22일 밝혔다. CJ대한통운이 택배기사들의 잇따른 사망에 대해 입장과 대책을 밝힌 것은 고 김원종 CJ대한통운 택배기사의 죽음 이후 2주 만이다. 지난 20일에도 CJ대한통운 소속 택배 간선차 운전기사 강씨가 세상을 떠나면서 올해에만 벌써 13명의 택배기사가 목숨을 잃었다.
그는 "회사의 대표이사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면서 "몇 마디 말로 책임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코로나로 물량이 늘어나는 과정에서 현장 상황을 세밀하게 챙기지 못했던 부분은 없었는지 되묻고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사과와 함께 '택배기사 및 택배 종사자 보호 종합대책'도 발표했다. 다음 달부터 택배 현장에 분류지원인력 4000명을 단계적으로 투입해 택배기사의 근무시간을 줄이겠다는 것이 골자다. 또 2022년까지 1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기금'을 조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태영 CJ대한통운 택배부문장은 "다음 달부터 택배기사들의 인수업무를 돕는 분류지원인력 4000명을 단계적으로 투입할 것"이라며 "매년 5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들 것으로 보인다. 추가인력 채용 등 구체적인 내용은 집배점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2022년까지 1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기금을 조성할 것이다. 기존 시행 중인 택배기사 자녀 학자금 및 경조금 지원과는 별개로 긴급생계 지원, 업무 만족도 제고 등 복지 증진을 위한 활동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CJ대한통운 '택배상생위원회'도 상생협력기금의 일부를 활용해 택배 종사자 소통, 자긍심 고취 등 사회공헌활동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택배기사의 산재보험 가입률도 100%까지 끌어올린다. 연말까지 전국 집배점을 대상으로 '산재보험 가입 여부 실태조사'를 벌여 내년 상반기까지 모든 택배기사가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한다. 또 택배기사 건강검진 주기를 2년에서 1년으로 줄이고 검사 항목에 '뇌심혈관계 검사 항목'을 추가하기로 했다.
2020년까지 택배 터미널 100곳에 '소형 분류 자동화 시스템'(MP·멀티포인트)을 설치하는 등 택배기사의 근무 강도를 낮출 계획이다. 현재 CJ대한통운은 전국 서비터미널 181곳에 자동분류장치인 '휠소터'를 도입해 물량 분류 자동화율을 95%까지 달성한 상태다. 분류작업과 함께 과로사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던 '초과물량'도 해결한다. 초과물량이 나올 경우 택배기사 3~4명이 팀을 이뤄 물량을 분담해 개별 택배기사에게 부담이 쏠리는 것을 방지하는 '초과물량 공유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박근희 대표는 "택배기사 및 택배 종사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현장 혁신 및 관련 기술개발을 지속할 것이다. 대표이사인 제가 책임지고 확실히 시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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