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겨 봐요" "패고 싶은데 참는다" 정인이 양부가 받은 양모 카톡들

검찰이 4월14일 열린 ‘정인이 사건’ 결심공판에서 정인이의 양모가 남편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일부를 법정에서 공개했다. 

SBS 방송화면 캡처

양모 장씨는 작년 3월 4일 남편에게 “(정인이가) 어린이집 선생님이 안아주면 안 운다”고 하소연했다. 그러자 남편은 정인이를 “귀찮은 X”이라고 했다. 또 장씨가 “지금도 안 처먹네”라고 하자 남편은 “온종일 굶겨 보라”고 답했다. 이들은 정인이가 콧물을 흘리는데도 병원에 데려가거나 약을 먹이지 않았다. 장씨가 “얘는 기침도 장난 같아 그냥 두려고. 나는 머리 아파서 약 먹는다”고 하자 남편은 “약 안 먹고 키우면 좋지. 자기는 약 먹고 자”라고 했다. 작년 3월 6일에는 장씨가 남편에게 “오늘 온종일 신경질. 사과 하나 줬다. 대신 오늘 폭력 안 썼다”고 보냈다. 이어 “쌍욕 나오고 패고 싶은데 참는다”고 하자 남편은 “잘했어, 기도한 보람 있네”라고 답하기도 했다. 

검찰은 장씨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헸다. 또 재판부에 아동학대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 아동관련기관 취업제한명령 10년, 전자장치 부착명령 30년을 선고할 것을 요청했다. 장씨의 남편에게는 징역 7년6개월과 아동학대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 아동관련 취업제한명령 10년형을 내렸다. 

검찰은 장씨와 남편을 상대로 한 신문 과정에서 장씨에게는 ‘살인 고의’를 남편에게는 학대 인지 여부를 물었다. 검찰은 장씨의 고의성을 인정했고, 남편도 학대 행위를 인지했다고 판단했다. 검찰이 이런 판단을 내린 이유는 부부 간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와 지인과 나눈 대화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정인이가 사망한 다음 날인 지난해 10월14일과 그 이튿날인 15일 장씨가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도 공개했다.
 
정인이가 사망한 당일인 작년 10월 13일 부부는 정인이를 병원에 데려가는 것이 번거롭고 귀찮다는 내용의 대화를 나눴다. 이날 장씨는 "병원에 데려가. 형식적으로"라고 했고 남편은 "그게 좋을 것 같다. 번거롭겠지만"이라고 답했다. 정인이 사망 이튿날에는 근처에 사는 지인들과 어묵을 공동구매 하자는 일상 대화도 나눴다. 검찰은 장씨에게 살인을 구형하면서 "A씨의 성격적 특성을 보면 사이코패스 성향이 높다"고 했다.

장씨는 작년 9월 23일 3차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된 이후 카카오톡 메시지 210건을 지웠다. 작년 10월 17일 정인이 사망 이후 압수수색 당일 오전에는 204건을 지웠다.
검찰은 없어진 카카오톡 메시지 중 일부 또는 전부를 복원해 증거로 제출했다. 이들이 나눈 카카오톡 대화는 선고 때 불리한 증거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글 jobsN 김하늘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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