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P국어문제연구소

(나) ㉢개야미 불개야미 잔등 부러진 불개야미 앞발에 정종(疔腫)* 나고 뒷발에 종기 난 ⓑ불개야미 광릉(廣陵) 샘재 넘어 들어 가람*의 허리를 가로물어 추켜들고 북해(北海)를 건넌단 말이 있습니다 임아 임아 온 놈이 온 말을 하여도 임이 짐작하소서 - 작자 미상 *정종: 단단하고 뿌리가 깊으며 형태가 못과 같은 부스럼. *가람: 몸에 어룽어룽한 줄이 있는 범. (나) 작자 미상, 「개야미 불개야미 ~」 {해제} 이 작품은 등이 부러진 불개미에 관한 과장된 헛소문을 소재로 삼아, 결백을 호소하는 화자가 자신에 대한 모함을 믿지 말아 달라고 당부하는 내용의 사설시조이다. 화자는 ‘온 놈이 온 말을’ 하는, 즉 온갖 거짓말이 난무하는 세태를 비판하면서, 이성적이고 올바른 판단에 근거하여 타인의 말을 수용해야..

EBS 문학 해설, 변형 문제 2022. 6. 9. 07:05

(나) “빌려준 돈이 얼마나 돼요?” 진영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오십만 환이야.” 진영은 속으로 놀랐다. ㉠계를 해서 빚만 뒤집어쓴 줄 알았는데 그런 대금의 비밀 거래를 하고 있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진영은 차갑게 아주머니를 쳐다본다. 아주머니는 눈물을 글썽거리며, “자식도, 남편도 없는 내겐 그것만이 남겨진 것이었어. 낸들 얼마나 돈을 떼였었니? 설마 내가 잘되면 빚이야 갚고 살겠지만 그때 그 돈마저 내주게 되면 난 아주 영영 파멸이지.” ㉡진영은 어디 밑천 든 장사였더냐고 오금을 박아 주고 싶었다. 아주머니는 한참 만에 눈물을 닦고 일의 경위를 설명하기 시작한다. 그 내용인즉 죽은 사람은 돈을 쓴 회사의 전무였으며 5월달에 빌려 간 오십만 환의 이자라고는 한 푼도 받아 본 일이 없..

EBS 문학 해설, 변형 문제 2022. 6. 6. 06:49

[01~04]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세요. (가) 속이 꽉 찬 배추가 본디 속부터 단단하게 옹이지며 자라는 줄 알았는데 겉잎 속잎이랄 것 없이 저 벌어지고 싶은 마음대로 벌어져 자라다가 그중 땅에 가까운 잎 몇 장이 스스로 겉잎 되어 나비에게도 몸을 주고 벌레에게도 몸을 주고 즐거이 자기 몸을 빌려주는 사이 결구(結球)*가 생기기 시작하는 거라 알불*을 달듯 속이 차 오는 거라 - 이하 생략 - [해설] (가) 김선우, 「빌려줄 몸 한 채」 {해제} 이 작품은 배추 모종을 키우는 과정에서 얻게 된 깨달음을 노래하고 있다. 화자는 배추가 원래 속부터 단단하게 옹이지며 자란다고 생각하다가, 배추가 나비와 벌레에게 자신의 몸을 주며 속이 차오르고 생명을 유지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를 통해 화자는 인간..

EBS 문학 해설, 변형 문제 2022. 6. 4. 06:59

(나) [앞부분 줄거리] ‘나’는 성남의 고급 주택가에 어렵게 집을 마련하고 방 하나를 세놓는다. 이 방에 권 씨 가족이 들어와 사는데, ‘나’는 그의 초라한 행색과 특이한 버릇 등으로 인해 처음에는 그를 경계한다. 하지만 그와의 대화를 통해 그의 과거를 알게 되면서 점차 그를 이해한다. 한편, 이사를 올 때부터 임신 중이었던 권 씨의 아내가 출산을 위해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이에 권 씨는 ‘나’를 찾아와 수술 비용을 빌려 달라고 부탁한다. ⓐ반드시 갚는 조건임을 강조하면서 그는 마치 성경책 위에다 오른손을 얹고 말하듯이 엄숙한 표정을 했다. 하마터면 나는 잊을 뻔했다. 그가 적시에 일깨워 주었기 망정이지 안 그랬더라면 빌려주는 어려움에만 골똘한 나머지 빌려줬다 나중에 돌려받는 어려움이 더..

EBS 문학 해설, 변형 문제 2022. 5. 31. 06:47

[1~3]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세요. 대성이 점점 자라 열 살이 되자, 당나라의 이백과 두보에 필적할 만큼 문필에 능하고, 시서백가에 능통하여 모르는 것이 없었다. 그러나 상서는 대성이 또래보다 조숙한 것을 기쁘게만 생각지 않았다. 흥진비래, 곧 좋은 일이 있으면 슬픈 일이 찾아오는 것이 인간사인지라, 이런 뛰어난 아들을 두었으니 어찌 오래 살기를 바라겠는가. 상서는 어느 날 갑자기 병이 들어 온갖 약을 써도 효험이 없자, 자신이 더 이상 살지 못하고 죽으리라는 것을 알고는 부인을 불러 손을 잡고 말했다. “나는 이제 얼마 살지 못할 것 같소. 그렇다고 너무 슬퍼하지 말고, 대성을 잘 길러 장차 우리 가문을 빛내 주오. 그러면 후일 구천에서라도 부인의 노고를 치사하리다.” 또 대성을 불러 손을 잡..

EBS 문학 해설, 변형 문제 2022. 5. 28. 06:20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세요. “공부가 중하냐? 집안일이 중하냐? 그것도 네가 없어도 상관없는 일이면 모르겠지만 나만 눈 감으면 이 집 속이 어떻게 될지 너도 아무리 어린애다만 생각해 봐라. 졸업이고 무엇이고 다 단념하고 그 열쇠를 맡아야 한다. 그 열쇠 하나에 네 평생의 운명이 달렸고 이 집안 가운이 달렸다. 너는 열쇠를 붙들고 사당을 지켜야 한다. 네게 맡기고 가는 것은 사당과 그 열쇠 ― 두 가지뿐이다. 그 외에는 유언이고 뭐고 다 쓸데없다. 이때까지 공부를 시킨 것도 그 두 가지를 잘 모시고 지키게 하자는 것이니까 그 두 가지를 버리고도 공부를 한다면 그것은 송장 내놓고 장사 지내는 것이다. 또 공부도 그만큼 했으면 지금 세상에 행세도 넉넉히 할 게 아니냐.” 조부는 이만큼 이야기하기에도 ..

EBS 문학 해설, 변형 문제 2022. 5. 27. 08:47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S#88. 나무 아래 맥고모자 호주머니를 뒤져서 은박지에 싼 초콜릿을 꺼내며, 형사: 삼촌한테 꼭 전할 말이 있어서 그래. 삼촌이 어디 있는지 얘기해 주면 내 이걸 주지. ㉠눈이 커지는 동만의 얼굴. 형사: 너 이런 거 먹어 본 적 있어? 은박지를 까서 윤기 흐르는 ⓐ흑갈색의 초콜릿을 코앞에 보인다. 향긋한 냄새. 형사: 초콜릿이야. 네가 대답만 허면 이걸 다 줄 테다. 뭐 조금도 부끄러워할 것 없다. ㉡착한 아이는 상을 받는 것이니까. 동만: ……. 꿀꺽 침이 넘어가는 동만. 뚫어지게 초콜릿만 노려본다. 형사: 싫어? 그렇다면 이거 버려야겠구나. 아저씨는 이거 먹기 싫구……. ㉢한 조각 뚝 떼서 땅에 버리고 구둣발로 문지른다. 더욱 눈이 뚱그레지는 동만. 형사: 난..

EBS 문학 해설, 변형 문제 2022. 5. 26. 07:15

(나) 두찬이와 광석이는 스물네 살이었다. 그러나 두찬이 편이 네댓 살은 더 들어 보였다. 훤칠하게 큰 키에 알맞게 뚱뚱한 것이며, 검은 얼굴에 뒤룩뒤룩한 눈, 두꺼운 입술, 술 사발이나 들어가면 둔하게 왁자지껄하지만 여느 때는 통히 말이 없었다. 광석이는 키는 큰 편이나 조금 여위었고 까무잡잡한 바탕에 오똑 선 콧대, 작은 눈, 엷은 입술에 쉴 새 없이 날름거리는 혓바닥하며, 홀가분한 걸음걸이, 진득한 데라고는 두 눈을 씻고 보자 해도 찾아볼 수 없었다. 하원이는 나보다 한 살 밑이어서 열여덟 살이었다. 어디서나 입을 헤에 벌리고 있곤 했다. 중공군이 밀려 내려온다는 바람에 무턱대고 배 위에 올라타긴 했으나, 도시 막막하던 판이라, 바다 위에서 우리 넷이 만났을 땐 사실 미칠 것처럼 반가웠다. 야하 너..

EBS 문학 해설, 변형 문제 2022. 5. 23. 06: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