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시 팔도에서 다 길동을 잡아 올리니 조정과 장안 백성이 망지소조(罔知所措)하여 능히 알 이가 없더라.
이때. 너무 당황하거나 급하여 어찌할 줄을 모르고 갈팡질팡함. 문어체 표현.
상이 놀라시어 만조(滿朝)를 모으시고 친국(親鞫)하실새 여덟 길동을 잡아 올리니, 저희 서로 다투어 이르되,
임금. 만조백관(조정의 모든 벼슬아치). 임금이 중죄인을 몸소 신문함.
네가 진짜 길동이요 나는 아니라 하며 서로 싸우니 어느 것이 진짜 길동인지 분간치 못할레라. 상이 고이히 여기사 즉시 홍모를 명초(命招)하사 왈,
홍길동의 부친. 임금의 명으로 신하를 부름.
“지자(知子)는 막여부(莫如父)라 하니 저 여덟 중에 경(卿)의 아들을 찾아내라.”
아버지만큼 아들의 됨됨이를 아는 사람은 없다. 임금이 이품 이상의 신하를 가리키던 이인칭 대명사.
홍 공이 황송하여 돈수청죄(頓首請罪) 왈,
홍길동의 부친. 머리를 조아리고 벌을 줄 것을 청함.
“신의 천생 길동은 좌편 다리에 붉은 혈점이 있사오니 일로조차 알리로소이다.”
천비의 소생. 증거물. 이것으로.
하고 여덟 길동을 꾸짖어 왈,
“네 지척에 임금이 계시고 아래로 네 아비가 있거늘 이렇듯 천고에 없는 죄를 지었으니 죽기를 아끼지 말라.” 아주 오랜 세월 동안.
하고 피를 토하며 엎더져 기절하니, 상이 대경하사 약원(藥院)으로 구하라 하시되 차도가 없는지라. 여덟 길동
크게 놀라서. 내의원(內醫院). 병이 조금씩 나아가는 정도.
이 이 경상(景狀)을 보고 일시에 눈물을 흘리며 낭중(囊中)으로조차 환약 일 개씩 내어 입에 드리오니,
좋지 못한 몰골. 주머니 속.
홍 공이 반향 후(半晌後) 정신을 차리는지라.
한참 뒤.
⇒ 붙잡힌 여덟 길동 중에 진짜를 구분 못하는 조정
갈 래 : 고전 소설, 한글 소설, 사회 소설, 영웅 소설
성 격 : 전기적(傳奇的), 현실 비판적, 영웅적
작 가 : 허균
배 경 : 조선 초기, 조선과 율도국
문 체 : 국문체, 산문제, 문어체
제 재 : 적서 차별, 이상 국가
주 제 : 봉건적 계급 타파 / 탐관오리 응징과 빈민 구제 / 해외 진출 사상
특 징
① 현실의 모순을 실천적 의지를 통해 극복하고자 함.
② 영웅 소설의 전형적 인물이 등장하며, 전기적(傳奇的) 요소가 강하게 나타남.
중략
⑨ 인물들의 대사에 의해 사건이 전개됨.
구 성
- 발단 : 홍판서의 서자(庶子, 엄격히 말하면 '얼자 孼子'임)로 길동이 태어나 천대 받음.
- 전개 : 적서차별의 사회제도에 반항해 이상을 찾아 집을 떠남.
- 위기 : 도적의 무리 '활빈당'의 괴수가 되어 빈민을 구제함.
- 절정 : 나라에서 길동을 잡기 위해 애쓰나 잡지 못하고, 길동은 율도국으로 떠남.
- 결말 : 율도국에서 이상국을 세우고 선정을 베풂.
창작동기
임란 이후 사회의 혼란과 양반 토호들의 횡포가 극에 이르자 이를 개혁하려는 의지가 나타나고, 특히 적서
차별에 대한 서류 진출이 불가능했기에 이를 개혁하고자 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그 동기가 되었다. (스승인
손곡 '이달'선생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전체 줄거리
홍 판서의 아들 길동은 어려서부터 도술을 익히고 장차 훌륭한 인물이 될 기상을 보였으나 시비 춘섬에게서 태어난 서자인 탓에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는 한을 품는다. 홍 판서의 첩 초란은 길동을 죽이려고 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위기를 벗어난 길동은 집을 떠나 도적의 우두머리가 되어 도술로써 팔도 지방 탐관오리가 모은 불의의 재물을 탈취하여 빈민에게 나누어 주는 의적으로 이름을 날린다. 길동을 잡으라는 임금의 명령에 여덟 명의 길동이 한꺼번에 잡혀와 임금과 조정을 농락하고 사라져 버린다. 이후 길동은 병조 판서의 교지(敎旨)를 내리면 잡히겠다는 방을 써서 사대문에 붙여 관가를 희롱한다. 결국 조정에서는 길동에게 병조 판서를 제수하게 되고 길동은 평생의 한을 풀어 준 천은(天恩)에 감사하며 공중으로 사라진다. 비로소 임금은 그 기이한 재주에 감복하여 길동 잡기를 단념한다. 길동은 임금에게 하직하고 부하들을 데리고 고국을 떠나 남경으로 가다가 산수가 화려한 율도국을 발견하여 그곳의 요괴를 퇴치하고 율도국 왕이 된다. 그러다 아버지 홍 판서의 부음을 듣고 고국으로 돌아와 아버지의 삼년상을 마치고 다시 율도국으로 돌아가 나라를 잘 다스린다.
해 설
이 작품은 조선 사회의 여러 가지 모순을 반영하고 있는 최초의 한글 소설로, 당시 사회의 분위기를 잘 반영하고 있다. 또한 적서 차별, 탐관오리의 횡포 등 해결해야 할 여러 가지 사회 문제에 대한 작가의 비판적인 시각도 잘 드러나 있다. 홍길동이라는 영웅적인 면모를 지닌 주인공을 내세워 그의 일대기 형식으로 전개되는 작품인데, 특히 제시문에는 집을 떠난 길동이 탐관오리들의 재물을 탈취하여 백성들을 도와주는 의적으로 활약하여 조정과 대립하게 되는 상황이 나타나 있다. 길동의 신이한 능력이 드러나는 부분과 길동의 분신들이 나오는 부분에는 비현실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있는데, 이를 통해 작품의 전기적 요소를 엿볼 수 있다.
옥루몽(남영로)-해설, 정리(2019학년도 수능특강 문학) (0) | 2018.10.31 |
---|---|
창선감의록(조성기)-해설,정리(2019학년도 수능특강 문학) (0) | 2018.10.31 |
남염부주지(김시습)-해설, 정리(2019학년도 수능특강 문학) (0) | 2018.10.31 |
청강사자현부전(이규보)-해설,정리(2019학년도 수능특강 문학) (0) | 2018.10.31 |
온달 설화(미상)-해설, 정리(2019학년도 수능특강 문학) (0) | 2018.10.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