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게 A+ 준 고려대학교 교수들

고려대학교 일부 교수가 자녀에게 자신의 강의를 수강하게 하고 근거도 없이 A 학점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또 퇴직자에게 수십~수백만원 상당의 ‘전별금’을 지급하는 관행도 여전했다.

고려대학교 홈페이지 캡처

교육부는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 및 고려대를 대상으로 종합감사를 벌인 결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총 38건의 지적 사항을 발견했다고 9월24일 밝혔다. 감사보고서를 보면 고려대 한 대학원 소속 교수는 자신의 자녀에게 2017년 2학기부터 2018년 1학기까지 총 3개 강의를 수강하게 했다. 성적은 3강의 모두 A학점이었다. 또 다른 교수도 2016년 1학기 자신의 자녀에게 A+ 학점을 줬다.

문제는 이 성적에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두 교수는 대학 측에 성적 산출 근거인 답안지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고려대는 이 사실을 알고도 이들에게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또 2014학년도부터 2018학년도 사이 고대생 8명이 부모인 교수에게 모두 13개 과목을 수강하고 A+나 A 등 높은 학점을 받았다. 그러나 고려대 측은 이들이 조사 시점인 2019년에 이미 졸업했다는 이유로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교수는 자신이 개설한 강의를 자녀가 수강하지 않도록 권고해야 한다. 불가피할 경우 대학본부에 이를 사전에 신고한 뒤 성적 산출 근거를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고려대는 이 같은 규정을 마련하지 않았다.

체육특기자 전형에서 입시 부정이 의심되는 사례도 있었다. 고려대는 2018학년도부터 2020학년도까지 럭비를 포함한 5개 종목 체육특기자를 선발했다. 이때 1단계 서류평가에서 3배수 내외를 선발한다는 모집 요강과 달리 실제로는 4배수에서 최대 5.5배수까지 선발 인원을 늘렸다. 이렇게 추가 선발된 인원 중 5명이 최종 합격했고, 서류평가를 1순위로 통과한 수험생이 불합격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작년 2월부터 5월까지 13개 부서 퇴직자와 임기 만료된 보직자에게 ‘전별금’ 명목으로 1989만원 상당의 상품권과 순금을 지급한 사실도 드러났다. 작년 1월 퇴직자에게 500여만원 상당의 ‘황금열쇠’를 지급하는 등의 사실이 적발돼 교육부에 기관경고 처분을 받은 지 불과 1개월밖에 안 된 시점이었다.

글 jobsN 이승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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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엔